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직 최고위원 일괄 사퇴 이후 행보를 두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국회에서 자신의 거취를 직접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당은 이를 부인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매체는 기자회견이 오후 4시쯤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보실은 "당 대표 기자회견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가 내부 사정으로 기자회견 일정을 취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지 않더라도, 16일에는 공식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16일부터 향후 지도부 체제를 논의할 예정이라 한 대표 역시 침묵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대표는 전날 지도부 총사퇴 결의와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당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헌·당규를 근거로 "최고위원 일괄 사퇴는 당대표 사퇴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비상대책위원장 임명권은 당대표에게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직무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당헌·당규상으로 한 대표의 입장이 맞지만, 현재 전국위원회를 친윤계가 장악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판이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두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전 대표와 관련된 논의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친윤이든 중진이든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논의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최고위원 사퇴 이후 후속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원들과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의 거취와 지도부 재구성 문제는 국민의힘 내 갈등 구도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지도부 공백 상황에서 친윤계와 친한계 간의 권력 다툼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당내 논의가 앞으로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6일로 예정된 지도부 논의가 한 대표의 입지와 국민의힘의 향후 방향성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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