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챙기느라 노후준비 못한 X세대…직장선 ‘꼰대’ 취급

X세대. 게티이미지뱅크

1970년대에 태어난 X세대 10명 중 6명은 아직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때 기성세대로부터 ‘신인류’라고 불렸던 X세대도 이젠 직장에서 이른바 ‘꼰대’ 취급을 받았다.

우리금융그룹은 16일 공개한 ‘2024 트렌드 보고서’에서 전국의 만 20~69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기준 만 45~54세인 X세대 가운데 현재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39.3%에 그쳤다고 밝혔다.

X세대 노후 준비율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9년생)의 52.7%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는 자녀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부담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 여부 질문에 X세대의 43.2%는 ‘부모와 자녀를 모두 지원한다’고 답했다. 이는 M세대(1980~1994년생·23.4%)나 베이비부머 세대(21.6%)의 2배에 가까운 비율이었다.

반대로 ‘부모와 자녀를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X세대가 14.7%로, M세대(28.7%)나 베이비부머 세대(40.0%)보다 확연히 낮았다.

X세대의 월평균 소득은 624만원으로, M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100만원 이상 많았다.

월평균 가구 총소득 및 총지출. 우리금융그룹 제공

월평균 소비액은 289만원으로 이는 M세대 보다 70만원,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49만원 많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X세대가 가족 부양 부담으로 자신의 노후 준비는 뒷전으로 밀어두고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년까지 10~20년 남은 상황에서 대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X세대는 직장에서 ‘꼰대’ 취급을 받았다.

Z세대(1995~2005년생)의 61.4%, M세대의 58.2%는 X세대를 ‘직장 내 빌런(악당)’으로 지목했다.

X세대의 55.0%도 ‘주변에서 나를 꼰대라고 생각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Z세대(36.8%), M세대(47.9%)는 물론 베이비부머 세대(54.1%)보다도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커리어의 정점 위치에 있는 X세대는 타 세대에 비해 세대 차이를 가장 많이 느꼈다”며 “주로 출퇴근 시간, 연차 사용 등 직장생활에 대한 생각에서 다름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X세대의 절반가량은 MZ세대를 이해하고 이들과 융화되기 위해 젊게 살려고 노력했고, 특히 임원 이상 관리자 직급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덧붙였다.

1970~1980년대 출생자를 일컫는 이른바 ‘X세대’의 경제활동 인구. 우리금융그룹 제공

국윤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