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와 언제든 만날 준비 돼”
러시아가 시리아에 유지했던 주요 전략물자를 북아프리카의 리비아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가 지원했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무너지자 시리아에 주둔하던 병력을 철수하고 리비아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시리아의 핵심 요충지를 지키지 못하면서 지역에서 입지가 약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첨단 방공 시스템과 첨단 무기들을 시리아에서 리비아로 철수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과 시리아 당국자의 말을 인용, 러시아의 수송기가 최근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S-400과 S-400의 레이더를 포함한 방공 장비들을 시리아에서 리비아로 옮겼다고 전했다. 병력과 군용 항공기 및 무기들도 시리아에서 철수시켰다.
시리아 북서부 흐메이밈 공군기지와 서부 타르투스 해군기지는 러시아의 핵심 전략 요충지로 꼽힌다. 흐메이밈 기지는 아프리카로 향하는 러시아 수송기가 보충 급유를 위해 들르는 기항지이고, 타르투스 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러시아는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대가로 이들 기지를 지중해와 아프리카로 향하는 군사적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러시아는 알아사드 정권처럼 러시아의 지원을 원하는 리비아의 하프타르 군벌을 대체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이후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의 리비아 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하는 서부 수도 트리폴리의 리비아통합정부(GNU) 간 동서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하프타르 군벌은 내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년간 러시아에 방공 시스템 지원을 요청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에 대한 NBC 기자의 질문에 “언제 그(트럼프)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그와 대화한 지 4년도 넘었다”면서도 “물론 나는 준비가 됐다. 언제든지”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대한 질문에는 “항상 대화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지만 상대방(우크라이나)이 협상을 거부했다”며 “트럼프를 만나면 논의할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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