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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판사 임명에 ‘올인’한 바이든… “트럼프를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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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21 13:10:40 수정 : 2024-12-21 13: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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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법관 235명 임명… 트럼프 기록 제쳐
여성, 소수민족 등 진보 법조인 대거 입성
트럼프 취임 후 ‘보수의 반격’ 본격화할 듯

퇴임을 1개월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법원 판사 임명에 ‘올인’한 끝에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기 집권기(2017년 1월∼2021년 1월)에 세운 기록을 능가한 것이다. 4년의 임기 동안 별로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 바이든이 대통령으로서 남긴 유일한 유산이 될지 모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그가 2022년 6월 임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연방대법관. 진보 성향의 잭슨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다.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 상원은 이날 캘리포니아주(州)를 관할하는 연방지방법원 판사 2명의 인준안을 가결했다. 미국에서 지방법원부터 대법원까지 연방법원의 모든 법관은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현재 상원 다수당은 바이든이 속한 민주당이다.

 

이로써 바이든은 4년의 임기 동안 총 235명의 연방판사를 임명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34명을 임명한 것과 비교해 한 명 더 많은 숫자다. 민주당이 상원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바이든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원은 연방법관 인준안 가결을 끝으로 올해 의사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1월부터는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 우위의 새로운 상원이 업무를 개시한다. 바이든이 11월 대선 이후 연방판사 임명을 서두른 것은 공화당이 대통령과 상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한 상황에서 진보 성향의 법조인을 한 명이라도 더 사법부에 안착시키기 위해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그가 현직 대통령이던 2020년 10월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배럿은 낙태에 반대하는 등 강경 보수 성향이다. AP연합뉴스

AP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이 임기 중 임명한 연방판사 235명 중 거의 3분의 2가 여성이다. 또 그 상당수는 백인이 아닌 소수민족이다. 흑인 여성 최초로 연방대법원에 입성한 커탄지 잭슨 브라운 대법관은 바이든이 행한 사법부 인사의 백미에 해당한다.

 

다만 오는 1월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보수 성향 법조인들이 대거 연방판사로 발탁될 전망이다. 공화당은 바이든 임기 내내 그가 임명한 법관들에 대해 “극단적인 당파주의자”라고 비난을 퍼부어왔다. 지난 11월 대선과 함께 실시된 상원의원 선거 결과 공화당이 민주당을 제치고 상원 다수당이 되었다. 트럼프가 보수 성향 법조인을 연방판사 후보자로 지명하면 공화당 우위의 상원이 신속히 인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현재 공석인 연방법관은 미국 전역에 34자리가 있다. 상원의 휴회로 바이든이 더는 연방판사를 임명할 수 없게 된 만큼 이들 자리는 트럼프가 넘겨받아 보수 성향의 법조인들로 채울 것이 확실시된다. 공화당 행정부 시절 임명된 고령의 연방법관들이 앞다퉈 은퇴를 선언하면 트럼프가 임명할 수 있는 판사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더욱이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지는 것은 못 견디는 성미다. 일각에선 “트럼프는 4년 임기 내내 법관 인사에 올인해 바이든이 임명한 235명보다 많은 240명 정도를 임명하려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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