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4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서는 서로 다른 연령대의 여성들이 중심이 된 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가 서울시 생활인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여의도에서는 20대 여성이, 광화문에서는 70대 이상 여성이 각 지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주요 참여층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생활인구 통계는 서울시와 KT가 공공 빅데이터와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시간대,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인구를 추정한 자료다. 이 통계를 통해 집회 참석 인원을 추산할 수 있었다.
여의도의 촛불집회는 국회의사당∼여의도공원 일대에 모인 31만4412명의 참석자 중 20대 여성이 17.5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여성(11.85%), 50대 남성(11.35%), 40대 여성(10.62%) 순이었다. 특히 20·30대 여성의 참여 비율은 전체의 29.37%에 달했다. 남녀 비율은 여성이 60.91%, 남성이 39.09%로 여성 참여가 우세했다.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청계광장∼서울시청 일대에 모인 2만2,023명 중 7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이 30.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대 여성(20.32%), 70대 이상 남성(16.42%), 50대 여성(8.69%)이 뒤를 이었다. 60·7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을 합치면 전체의 50.96%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남녀 비율은 여성이 64.87%, 남성이 35.13%로 조사됐다.
두 집회 모두 여성 참여가 두드러졌지만, 전문가들은 그 배경이 전혀 다르다고 분석했다. 여의도의 촛불집회는 젊은 여성층의 반발과 팬덤 문화가 결합된 사례로 해석된다.
아이돌 그룹 응원봉 등 팬덤 문화를 상징하는 물품들이 등장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10년간 촛불집회에서 여성의 활발한 참여가 돋보였다”며 “이번 집회는 팬덤 문화가 결합되어 여성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광화문 집회는 고령 여성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특징이었다.
이는 종교적 배경과 유튜브를 통한 여론 형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종교 커뮤니티 내에서 유튜브가 사고방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러한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사고를 공유하며 고령 여성들이 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집회 현장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적으로 활동하며 종교적 색채를 드러냈다.
집회 참석 인원은 서울시 생활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같은 시간대 생활인구를 기준으로, 집회 당일 생활인구에서 평소 그 지역에 머무는 인구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계산되었다. 실제 참석 인원은 추산치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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