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의대 등록을 포기한 학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려 중복 합격한 학생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가톨릭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6개 의대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 357명 중 131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지난해 해당 학교 의대 수시모집 미등록자 비율은 31.2%였는데 36.7%로 높아졌다.
특히 한양대는 모집인원 58명 중 43명이 등록하지 않아 비중이 74.1%에 달했다. 고려대는 67명 중 55.2%인 37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연세대(41.3%), 가톨릭대(37.5%), 이화여대(22.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대는 모집인원 95명 전원이 등록을 마쳤다.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대폭 증원된 비수도권 의대의 미등록률은 더욱 높았다. 부산대, 연세대(미래), 제주대, 충북대 등 비수도권 의대 4개교는 최초합격자의 41.5%(284명 중 118명)가 등록하지 않았다. 학교별로는 연세대(미래)만 21.7%일 뿐 충북대 63.3%, 제주대 48.6%, 부산대 42.3%의 미등록률을 보였다.
주요 대학에 중복 합격한 상위권 학생이 다른 학교 의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에는 의대 간 중복 합격에 따른 이동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합격 규모가 커지겠지만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가는 미선발 인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5학년도 정시모집 인원 확정을 앞두고 의·정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의사 단체들은 신입생 모집 정지를 요구하지만, 정부는 입시 전반에 끼칠 파장이 크고 수험생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료계는 여전히 ‘의대 2000 명 증원 백지화(취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권한대행 체제로 넘어온 현 정부가 기존의 정책 기조를 뒤집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중심으로 여전히 내년도 모집정지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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