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인 강원 원주시 반계리 은행나무의 수령이 1317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800∼900년대로 알려진 추정치보다 약 500년 더 많은 것이다. 원주시역사박물관은 반계리 은행나무의 정확한 나이를 알리고자 국립산림과학원에 측정을 의뢰한 결과 1317년으로 분석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1964년 천연기념물 167호로 지정 당시 이미 800년으로 추정했다. 해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말부터 11월 초쯤 아파트 12층 높이에 해당하는 은행나무가 이 일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모습을 감상하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방문객이 모인다. 높이 32m, 최대 둘레 16.27m에 이른다.
이번 조사는 국립산림과학원의 과학적 분석으로 객관적인 나이를 확인하고자 추진됐다. 탐방객에게는 정확한 수령 정보를 제공한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7개의 다간(多幹·여러 줄기) 형태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각자의 개체 간 유전자 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의 천연기념물 대장에 한 그루로 돼 있는 점을 감안해 나무 높이와 둘레로 분석했다.
수령이 많고 커다란 노거수(老巨樹) 수령 조사는 보통 나무를 뚫어 목편을 추출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생육 중인 천연기념물에서 직접적 목편 추출이 어려워, 수령 추정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라이다(LiDAR) 스캔 조사를 활용한 디지털 생장 정보를 활용해 수령을 측정했다고 국립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아주 오랜 옛날 어떤 대사가 이곳을 지나가다가 물을 마신 뒤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간 것이 자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 가을에 이 나무에 단풍이 일시에 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는 전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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