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탄핵 정국 원화 가치 끌어내려
1월 트럼프 취임 앞두고 1500원 우려도
비상계엄 사태 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26일 장중 1465원마저 돌파했다. 시장에선 국내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달 20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까지 1500원을 열어놔야 한다고 전망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455.2원으로 출발했으나 바로 상승 전환해 오전 10시21분쯤 1465.5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전 거래일보다 8.4원 뛴 1464.8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가 146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5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위기 때인 2009년 3월11~17일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종전 4회에서 2회로 줄이겠다고 속도 조절을 시사한 뒤 달러 가치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고, 야당이 한 권한대행의 탄핵을 밀어붙이는 불안한 정국 흐름이 원화 가치를 더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서정훈 연구원은 “대통령에 이어 권한대행까지 탄핵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정책 공백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까지 물밑대화는커녕 ‘패싱’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환율은 1500원까지 열어놔야 하고, 취임 후 관세정책이 곧바로 실행되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환율 급등 여파로 전장 대비 10.85포인트(0.44%) 내린 2429.67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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