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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PTSD 우려...일반인도 '간접 트라우마' 유의 [건강+]

입력 : 2024-12-30 15:59:23 수정 : 2024-12-30 16: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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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10명 중 1명 PTSD...시급한 심리 지원 필요
영상 본 일반인도 PTSD 가능성...간접 트라우마 유의해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유가족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신속한 심리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3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유가족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로 봐야한다"며 "더구나 이번엔 가족단위의 사고도 적지 않아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는 만큼, 사회적 재난은 애도를 위한 공감과 사회적 지지가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형 참사로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을 수 있다. 

 

사진 뉴스1

 

◆ 사고 후 10명 중 1명 PTSD...시급한 심리 지원 필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이나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 심각한 사건을 겪고 시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고통을 느끼는 장애를 뜻한다. 보통 큰 사고를 경험하는 사람 10명 중 1명 정도에서 PTSD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충격적인 사건의 재경험과 이와 관련된 상황 및 자극에서 회피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사건 직후에는 괜찮다가 1달, 1년 후에 시작될 수도 있다. 환자는 해리 현상이나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도 있고 환청 등의 지각 이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에서는 현장에서 살아남은 고등학생이 트라우마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 영상 본 일반인도 PTSD 가능성...'간접 트라우마' 유의해야

 

이번 참사를 목격하거나 방송 등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일반인들에게도 PTSD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사건 당시 폭격받은 건물 현장이 아니라 옆에서 폭격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에게서 PTSD가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때 이 장면을 가까이서 목격한 사람 중 PTSD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경희대병원 제공

 

백종우 교수는 심리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방송과 온라인을 통한 사고 사진과 영상 공유 등의 자제를 당부했다. 

 

백 교수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간접 트라우마에 해당하는데 최근에는 쉽게 고화질의 영상을 접하게 되면서 간접 트라우마가 과거보다 개인의 정신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평소에 우울이나 불안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재발도 적지 않게 보고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뉴스를 보더라도 가능한 꼭 필요한 시간을 정해놓고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 대한병원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해 정신적 어려움을 겪으실 유가족과 생존자 그리고 관련자분들에게 전문적인 심리 치료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필요한 사항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정부, 지방자치단체, 회원 병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체계적이고 신속한 의료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날 언론계 재난보도 준칙도 강조됐다. 방송기자연합회·한국영상기자협회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취재·보도 할 때 유의사항을 권고했다.

 

이들은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취재·보도 유의사항>을 통해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참혹한 장면, 폭발 장면이나 사망자의 시신 또는 그 일부, 부상자의 초상이 노출되거나 반복 사용되지 않도록 현장 기자들과 영상편집자, 보도 책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조치를 권고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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