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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곶→희망봉’으로 바꾼 혜안 [아시나요]

입력 : 2024-12-31 05:00:00 수정 : 2024-12-30 19: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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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적 명소 ‘희망봉’(Cape of Good Hope·사진)의 원래 이름은 ‘폭풍의 곶’(Cape of Storm)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하는 ‘월드 팩트북’은 26일 희망봉이라는 명칭이 생기게 된 유래를 소개했다. 1487년 포르투갈 탐험가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는 인도를 향한 신항로 개척을 위해 항해를 떠났다가 아프리카 남서부 해양에서 엄청난 폭풍우를 만나 표류했다. 이듬해 항해를 포기하고 포르투갈로 돌아오는 길에 암석으로 된 곶을 발견하고는 폭풍의 곶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후 포르투갈 왕 주앙 2세는 항해를 앞둔 선원들의 두려움을 덜고, 미래의 희망을 기원하며 폭풍의 곶의 이름을 희망봉으로 바꿨다고 한다.

이후 희망봉을 끼고 도는 희망봉 항로는 수백년간 유럽에서 인도를 오가는 세계 해운의 핵심 역할을 했다.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 위상이 하락했지만 중동 지역의 분쟁,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 등 수에즈 운하의 길목이 막힐 때마다 희망봉 항로가 가동되며 여전히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수에즈 운하 무역로 상선들을 공격하고, 홍해 지역을 봉쇄하면서 또다시 희망봉 항로가 활용되고 있다. ‘폭풍’을 ‘희망’으로 바꾼 주앙 2세의 혜안이 놀랍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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