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상품으로 대응 나선 편의점 업계
“서민 부담 완화 위한 지속적 대안 필요”
김밥 가격이 최근 10년간 60% 이상 상승하며 대표적인 서민 음식조차 고물가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상기후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이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올해에도 이러한 고물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민들의 외식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김밥과 같은 서민 음식의 가격은 지난 10년간 평균 50~60% 이상 상승했다. 특히 김밥천국의 주요 메뉴들은 2014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원조김밥은 1500원에서 3000원으로 2배 상승했으며, 라면(80%), 등심돈까스(78%), 참치김밥(60%), 김치찌개(56%) 등도 가파른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인상 배경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김밥의 핵심 재료인 김은 수출 증가로 원초(김의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지난해에만 59% 급등했다. 이로 인해 일부 김밥천국 점포는 김밥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서울 지역 기준 김밥 가격은 2023년 1~11월 동안 5.3% 올랐다.
고물가 시대에 대응해 편의점 업계는 초저가 상품 출시와 할인 서비스를 강화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마트24는 물가 안정 프로젝트 ‘상상의 끝’을 통해 1900원짜리 김밥과 3600원짜리 비빔밥을 선보였다. 이 상품들은 기존 대비 각각 45%, 20% 저렴한 가격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김밥은 햄, 맛살, 어묵 등 8가지 재료를 사용해 기본적인 맛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GS25는 모바일 앱 ‘우리동네GS’를 통해 소비기한이 3시간 이하로 남은 도시락, 샌드위치, 김밥 등을 최대 45% 할인 판매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와 업계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작년 11월 기준 ‘마감 할인’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5.3배 증가했다.
CU 역시 구독 서비스 ‘실속 한 끼’를 통해 한 달간 15개의 상품을 2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예컨대 ‘백종원 트리플고기정식’은 5500원에서 4400원, ‘살사푸실리&고구마샐러드’는 4900원에서 392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CU는 앞으로도 PB 상품을 강화하며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과 외식 부담 경감을 위한 정부,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한편, 외식 업계가 안정적인 원가 관리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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