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시기에도 위로·재미
많은 분께서 말씀 주셔서 감사
스릴러지만 로맨스 부각 원해
응원 댓글 보니 의도한 대로 돼”
8월 새 드라마로 또 다른 변신
“제가 그동안 부드러운 역할뿐 아니라 악역도 하고 장르도 다양하게 하려고 했고 매체와 공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했는데, 이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는 차가운 면과 재미있는 부분들, 따뜻하고 로맨스가 있는 부분들이 잘 표현되기를 바랐습니다. 좋게 전달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6일 서울 킹콩 by 스타쉽 사옥에서 만난 배우 유연석이 MBC ‘지금 거신 전화는’ 종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방송하는 시기가 온전히 저의 드라마를 보고 즐겨달라고 사람들에게 떼를 쓸 사정이 아니었던 그런 부분인 것 같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맞물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그는 “많은 분들이 그런 가운데 저희 드라마를 찾아보면서 잠깐이나마 위로와 재미를 느꼈다고 하니 그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쇼윈도 부부 백사언(유연석)에게 어느 날 아내 홍희주(채수빈)를 납치했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스릴러다. 4일 마지막 방송이 시청률 8.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유연석은 집안, 외모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 백사언에게는 신분의 비밀이 있는데, 이로 인해 납치 등의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특히 홍희주를 납치한 범인이면서 진짜 ‘백사언’의 주인공인 ‘납치범’에 대해선 “진짜 백사언(박재윤)과 제가 연기한 백사언(유연석)은 서로 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피해자”라며 “약간의 연민을 가지고 (적이라는) 그런 것들을 보이지 않게, 진짜 백사언을 만날 때 우리는 결국 같은 처지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초반 홍희주의 납치와 백사언과 홍희주의 쇼윈도 부부 관계 등으로 ‘로맨스’보다는 ‘스릴러’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백사언의 홍희주를 향한 진심이 밝혀지면서 ‘로맨스’가 강화된다. 특히 백사언과 홍희주가 서로에게 하는 대사와 키스 장면 등으로 인해 ‘진짜 사귀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로맨스 드라마를 할 때 그렇게 봐주신 것은 케미(상대 배우와 연기 호흡)가 좋았다는 것이니까 고맙게 생각하고, 그만큼 로맨스와 사주(백사언·홍희주) 커플에 대해서 몰입해서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드라마에 수시로 등장하는 키스 장면으로 인해 ‘키스 장인’이란 수식어를 받은 것에 대해 “키스를 하는 상황이 달랐다. 어떤 감정에서 하는 키스는 재회의 키스였고, 죄책감을 이겨내면서 하는 키스도 있었고, 너무 행복해서 했던 키스도 있었고, 프러포즈를 받고 너무 감격해서 하는 키스도 있었다”며 “감정 상태가 다르다 보니 계속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특히 해외 팬들의 응원이 많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등에 외국 댓글로 엄청 응원하시더라고요. 스릴러이지만 로맨스가 잘 보이길 원했는데, 이런 것들이 잘 풀린(보여진) 것 같아요. 백사언과 홍희주에게 관객이 끌려오기를 바랏는데, 응원의 댓글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잘 끌려왔다는 증거인 것 같아요.”
드라마 초반에는 백사언의 차가운 면이 강조된다. 홍희주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냉철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의 직업(대통령실 대변인)도 그런 분위기에 한몫했다. 유연석은 냉철하면서 이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MBC 보도국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MBC 전정환 아나운서께서 도와주셨어요. 처음 만났을 때 강의 자료처럼 서류와 참고 영상을 많이 들고 오셨죠. 또한 단순한 아나운싱 외에 아나운서 출신 대변인의 영상도 보여주셨어요. 그렇게 기본적인 아나운싱이 잡히고 나선 촬영할 땐 그 장면의 상황이나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유연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냉철하면서도 사랑이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다. 차기작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준비 중이다. 8월 SBS를 통해 방송되는 ‘신이랑 법률사무소’이다.
“휴먼코미디이지 않을까 싶어요. 원한이 있는 귀신들이 빙의해서 안타까운 사연들을 변호사로서 해결해나가는 에피소드 형식의 드라마입니다. 에피소드마다 다른 의뢰인의 원혼이 찾아봐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미디적인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법정에서의 냉철함도 있을 수 있고, 가슴 찡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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