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개막을 이틀 앞두고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CES 언베일드(Unveiled·미리보기)’ 행사가 열렸다. 대기업보다는 전 세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각사가 개발한 신기술 및 제품을 공개했다.
이번 언베일드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기술이나 로봇, 디지털헬스 기기 등 올해 CES 핵심 주제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이번 CES에 참가하는 4500여개 기업 중 200여개 기업이 간이 부스를 마련해 CES에 선보일 기술이나 제품을 맛보기로 공개하는 사전행사다.
독일 기업 보쉬는 아이를 직접 보고 있지 않아도 침대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아이 상태를 확인하고 장착된 AI 센서로 자는 아이의 몸 상태와 침대 온도, 습도 등을 측정해 부모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베이비 크립(crib)’을 선보였다. 아이 침대가 흔들리고 높낮이도 조절되면서 아이를 자동으로 달래주는 기능도 갖췄다.
우리나라 기업인 폴라리스오피스는 AI 문서 솔루션 ‘AI 노바’를 소개했다. 폴라리스오피스는 이번에 수상한 CES 2025 혁신상도 AI가 신청서를 작성해 받았다.
AI가 접목된 제품도 다수 등장했다. 일본 기업 지자이(JIJAI)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기능을 조합할 수 있는 로봇 ‘미모(Mi-Mo)’를 선보였다. 카메라가 달린 지자이는 사용자의 행동을 인식하고 소리를 들은 뒤 행동하거나 스피커를 통해 말할 수 있다. 미모는 사람들이 손을 흔들자 다리 하나를 들어 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지자이 관계자는 “현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목적으로 주로 쓰이나 크기가 커지고 손이 달리는 구조로 바뀌면 집안일을 돕는 등 일반 대중으로 대상으로 한 제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원관리 로봇업체 야보는 잔디 깎기, 제설, 낙엽 정리, 경비 등 기능을 겸비한 모듈 로봇을 개발했고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스위치봇은 청소기 기능과 청소·걸레질 기능을 겸비한 두 종류의 로봇청소기 ‘K20+ 프로’를 전시했다. 이 제품은 청소 외에 거치대를 올려 물건을 나르거나 이동식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사용할 수 있고, 전면 카메라를 활용해 집 안 모니터링 장치로도 쓸 수 있다.
일본 식품업체 기린이 만든 전자 숟가락은 소금을 적게 넣은 음식도 맛있게 느껴질 수 있게 한다. 지난해 4월부터 일본에서는 판매하고 있다는 이 숟가락은 혀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나트륨 맛이 극대화되도록 만든다. 기린 관계자는 “실제 맛을 내기 위한 소금의 30%만 사용해도 충분한 맛을 느낄 수 있다”며 “맛있는 저염식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마의자로 잘 알려진 바디프랜드는 양팔과 다리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보통의 안마의자가 다리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데 반해 바디프랜드의 신제품 ‘733’은 사지를 독립적으로 위아래로 움직인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스트레칭과 재활에 초점을 맞췄다”며 “2007년 3월3일 창립일을 따서 이름 지은 이번 제품에 지난 18년간 쌓은 기술을 총망라했다”고 밝혔다.
지난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 CES에서도 혁신상을 받은 텐마인즈는 기존 코골이 완화 기능에서 나아가 수면 품질을 높이도록 일상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공하는 ‘AI 집사(butler)’ 제품을 개발했다.
에어백이 들어간 베개와 센서로 구성된 제품은 사용자가 수면에 들면 자동으로 센서에 달린 조명이 꺼지며 사용자의 수면 깊이를 측정해 운동량 증가 혹은 감소 등을 권장하게 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해 다른 가전제품과 연동할 계획인 텐마인즈는 “앞으로 수면 중 온도, 습도를 조절하고 사용자가 잠들면 알아서 TV가 꺼지게 하는 등 개인 집사처럼 수면 정보와 건강 정보를 관리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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