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에서 한국 여성 20명 죽이겠다” 예고글 올린 20대, 집행유예 ‘확정’

클립아트코리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에 게재한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해 12월12일, 살인예비, 협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8)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7월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수요일 신림역에서 한녀(한국 여성) 20명을 죽일 것이다”라는 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또 30cm가 넘는 흉기를 구매한 내역을 함께 첨부해 올리기도 했다.

같은해 3월1일부터 7월24일까지 “한녀XX들 죄다 묶어놓고 죽이고 싶다”거나 “2분이면 한녀충 10마리 사냥 가능하다” 등 실제 여성을 증오하는 내용의 글 1930건과 댓글 166건을 작성한 혐의도 같이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남성들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를 당한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두고 다른 이용자들과 설전을 벌이다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당 사건이 벌어진 지 사흘이 지난 상태였다.

이에 1심 재판부와 2심 재판부는 A씨가 받는 혐의 중 살인예비, 협박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특정되고,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는 판단에서였다.

다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가 작성한 여성을 증오하는 글과 댓글 등이 일부 폭력적인 표현을 포함했지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해 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