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 9억원대로
거래량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하락세 가시화
대출규제 강화·탄핵 정국에 관망세 짙어져
새해 부동산 매수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2개월 만에 9억원대로 내려갔다. 거래량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하락세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탄핵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주택 시장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전날 기준 9억9518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가 9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3월(9억7730만원) 이후 22개월 만이다. 지난달 평균(11억3228만원), 지난해 1월(10억6866만원) 평균과 비교해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아직 1월이 절반이 채 지나지 않아 향후 거래에 따라 최종 평균 매매가가 10억원대로 올라갈 수 있다. 다만 계절적 비수기에 평소보다 긴 명절 연휴, 최근 거래량 급감과 호가 하락 추세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수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최근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9216건을 찍은 후로 8월 6508건, 9월 3159건으로 뚝 떨어졌다. 10월에 3787건으로 소폭 올랐지만, 지난달 2490건으로 2000건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강남구(5건), 서초구(7건), 송파구(6건) 등 강남권의 거래량은 모두 10건을 밑돌았고, 노원구(15건), 성북구(14건) 등이 비교적 거래가 많은 축에 속한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매가 줄어든 게 평균 매매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분양시장 전망도 악화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3.8포인트(p) 하락한 77.5로 나타났다. 인허가 물량 급감과 대출규제 강화, 탄핵정국 등 영향으로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아졌다.
이지현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대출규제 강화와 올해 경기 전망 악화,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 심리 등으로 분양전망 지수가 석 달 연속 크게 하락했다”며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과 공급 부족 누적 등으로 6월 이전에는 지수 하락 추세가 전환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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