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SF 데뷔 초반부터 상승세
수비 도중 부상… 시즌 조기 아웃
美언론, 2025년 주목할 선수로 꼽아
약점이던 장타력 보강 과제로
‘143경기, 타율 0.29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계분석 전문 플랫폼 팬그래프닷컴이 예상한 2025시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사진) 성적이다. 2024시즌 부상으로 37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여전히 이정후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새 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정후는 1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출국한다. 팀 스프링 캠프가 열리는 애리조나주로 이동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2017년 프로(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데뷔한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친 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진출했다. 류현진(3600만달러)과 김하성(2800만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몸값으로 MLB에 입성한 이정후는 첫 시즌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3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로 돌풍을 예고했다.
개막 후에도 꿈의 무대에 발 빠르게 적응했다. 4월 한때 타율 0.270을 넘어서며 기대에 부응했고, 3∼4월 삼진도 10개밖에 당하지 않을 만큼 정교한 타자로 활약했다. 물론 부진도 겪었다. 4월28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부터 5월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까지 35타수6안타(0.171)에 그쳤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5월7일 이후 3경기에서 맹타(14타수6안타·0.429)를 휘두르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다 5월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회 홈런성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올랐다 펜스와 충돌한 뒤 왼쪽 어깨를 붙잡고 쓰러졌다. 단순 염좌로 보였지만 어깨에 구조적 손상이 발견됐다. 결국 이정후는 37경기 145타수 38안타(타율 0.262)를 남긴 채 첫 시즌을 마감했다. 어깨와 팔꿈치 분야 최고 전문의로 꼽히는 닐 엘라트라체 박사 집도로 수술을 받은 이정후는 미국에서 재활하다 지난해 10월 귀국해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이정후는 “수술 전에는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시간은 흘러간다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 야구를 해야 할 날이 많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돌아봤다.
첫 시즌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정후에 대한 미국 현지 기대는 여전하다. 팬그래프는 2025시즌 이정후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를 4.1로 전망했다. 이는 패트릭 베일리(4.4)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다. MLB닷컴은 타격 능력이 뛰어난 이정후를 2025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헛스윙 비율 9.6%, 삼진 비율 8.2%를 기록하고 있었다”며 “배트 중심으로 공을 때린 비율(Squared-up Rate) 역시 37.1%에 이를 정도로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증명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부상 전 모습으로 얼마나 회복했는지가 관건이고, 약점이던 장타력을 얼마나 보강했는지도 중요하다. 이정후가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는 능력은 일본 출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37.3%)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타구에 힘이 부족하다. 오타니는 2024시즌 54개 아치를 그리며 내셔널리그(NL) 홈런왕을 차지한 반면 이정후는 홈런 2개를 포함해 6개 장타를 기록한 게 전부다. 이정후의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641로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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