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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값 부담”…구내식당도 오르자 ‘집 도시락’ 싸오는 직장인 증가

입력 : 2025-01-13 11:18:52 수정 : 2025-01-13 17: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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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외식 물가가 3년째 3% 넘게 오르면서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찾던 구내식당과 편의점 도시락, 삼각 김밥마저 큰 폭으로 올랐다.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늘어나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직접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직장인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117.38)보다 3.1% 상승했다.

 

지난 2022년에는 7.7%, 2023년 6.0% 각각 오른 데 이어 3년 연속 3% 이상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메뉴판. 뉴시스

 

서민들이 즐겨 찾는 메뉴들의 상승폭이 컸다.

 

도시락 가격이 5.9%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떡볶이 5.8%, 햄버거 5.4%, 김밥 5.3% 등의 순이었다.

 

또 칼국수·치킨(각 4.8%), 냉면(4.2%), 쌀국수(4.1%) 등도 4%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메뉴들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 김밥 등도 3~4%씩 상승했다. 편의점 도시락은 그동안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다 2023년 5.2%, 지난해 4.9%로 상승폭이 커졌다.

 

삼각 김밥도 2022년 1.3%, 2023년 2.9%, 지난해 3.7% 등으로 갈수록 상승 폭이 커지는 추세다.

 

서울 시내의 한 구내식당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나마 저렴하다고 인식되던 구내식당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6.9% 올라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4% 이상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같은 런치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직접 도시락을 싸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송모씨(36세)는 세계일보에 “김밥 집에 가서 김밥에 라면을 시켜도 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면서 “약속이 없으면 집에서 반찬과 밥 등을 간단하게 싸와서 먹는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모씨(31세)는 “한 끼에 12000원 하는 구내식당도 많아졌다”면서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같이 나눠먹는 동료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외식 물가의 고공행진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주요 식재료 가격 상승 기조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5.9%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의 2배를 웃돌았다. 과일이 16.9% 올랐고, 채소(8.1%)와 곡물(3.3%)도 상승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 기조 속에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원 달러 환율 급등까지 더해져 주요 수입 식재료 가격 상승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소라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 달러 환율이 오른 만큼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내외적 리스크 등도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수산물 가격이나 국제 유가 등의 기저효과로 향후 물가가 낮은 상승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소비자들은 외식 빈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 가계와 자영업자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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