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불이 미국 서부 최대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진화작업을 어렵게 하고 피해를 확산시키는 주범으로 ‘샌타 애나’라는 이름이 주로 지목된다. 캘리포니아주 북동쪽 시에라네바다산맥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으로, 이름의 유래가 된 오렌지카운티의 샌타애나 캐니언과 샌퍼낸도 밸리, 샌타클래라강 유역 등을 거쳐 해안을 향해 분다. 일반적인 풍속이 시속 60㎞, 최대 시속은 100㎞에 육박하는 등 허리케인에 필적하는 강한 바람이기도 하다.
네바다와 유타, 캘리포니아 등에 걸친 거대한 사막분지인 ‘그레이트 베이슨’에 갇혀 있던 고기압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산맥 틈새로 분출되듯 터져 나오며 강한 국지성 돌풍의 형태로 나타난 캘리포니아주 지역의 독특한 기상현상이다.
특히, 사막의 건조한 고기압에 의해 생성된 바람인 데다 산맥과 사막 지역을 거치며 더욱 건조해져 매년 겨울 캘리포니아의 골칫거리인 산불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혀 왔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악마의 바람’. 이미 지난해 11월에도 LA 일대 산불의 원인이 되며 주민 1만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에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재해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하며 ‘악마의 바람’이라는 악명은 더욱 굳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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