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명절 차례상 비용이 40만 원이 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물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설 명절을 보름여 앞두고 치솟은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어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설 3주 전인 지난 7∼8일 서울 25개구의 90개 시장과 유통업체들의 설 제수용 23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설 제수 평균 구입 비용(4인 기준)은 30만2천418원으로 집계됐다고 앞선 10일 밝혔다.
유통채널별로는 전통시장(24만1천450원), 일반 슈퍼마켓(25만6천223원), 기업형 슈퍼마켓(30만6천445원), 대형마트(31만5천499원), 백화점(45만4천356원) 등 순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통시장은 6.7%, 대형마트는 7.2% 비싼 수준이다.
이상기후 여파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뛰면서 가뜩이나 고공행진 한 지난해 물가를 고려했을 때 상차림 부담이 훨씬 커진 것이다.
설을 앞두고 각종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겨울철 배추, 무 공급 부족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지 유통인과 김치 가공업체들이 확보해 놓은 물량들도 장려금 지원을 통해 출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공급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물량이 1만 톤이 넘게 있다”며 “이 1만 톤 중에서 매일 가락시장에 200톤 정도씩을 정부에서 직접 출하하려고 한다. 그리고 계약재배 물량도 좀 더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배추 할당관세 적용을 추진하고, 무 할당관세도 4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설 대책 기간인 오는 29일까지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업체별로 최대 40% 할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식품사 16곳도 마트와 편의점에서 50% 할인행사를 지원하는 등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정부 방침에 발을 맞추고 있다.
한편 제수 23개 품목의 가격을 작년 설 물가 1차 조사 때와 비교해보면 12개 품목이 오르고 11개 품목이 하락했다.
인상률은 시금치 값이 24.3%로 가장 높고 이어 배 18.1%, 쇠고기(산적용·일반육) 16.4%, 대추 14.8%,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 14.0% 순이다. 시금치와 배는 모두 생산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계란 값도 한 판에 평균 7637원으로 작년보다 8.6% 올랐다.
작년 대비 가격이 하락한 제품은 단감(-28.4%), 곶감(-16.2%), 숙주(-13.1%), 삶은 고사리(-10.8%), 사과(-7.2%) 등으로 나타났다. 단감과 사괏값은 작년보다 수급이 안정되면서 내렸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농식품부가 설 대책 기간인 3주간 10개 성수품 공급량을 평소 대비 1.6배 늘려 16만8000t(톤)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소비자들은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정부 할인 등을 꼼꼼히 확인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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