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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뱀파이어 백작… 클래식 공포의 재탄생

입력 : 2025-01-14 19:53:49 수정 : 2025-01-14 19: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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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作 리메이크 ‘노스페라투’

끝없이 이어지는 음산한 밤, 폐허가 된 고딕 양식의 성과 정교한 장식들. 15일 개봉하는 영화 ‘노스페라투’(사진)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듯하다.

‘노스페라투’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다. 어둠 속에서 깨어나려는 뱀파이어 백작 올록, 오랜 기간 악몽을 꾸며 백작과 감응해온 여성인 엘렌의 이야기를 담았다. 1830년대 독일의 한 도시에 사는 신혼부부 엘렌과 토마스는 잠시 헤어지게 된다. 토마스가 부동산 중개사 사장으로부터 계약을 위해 올록 백작의 성에 가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성에 도착하기까지 토마스에게는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엘렌도 악몽을 꾸고 발작을 일으킨다.

이 작품은 1922년 만들어진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의 동명 고전을 리메이크했다. 원작은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최초의 영화로, 호러 장르에 큰 영향을 끼쳤다.

리메이크작은 스멀스멀 다가오는 미지의 존재, 음울한 안개에 휩싸인 날들, 살육과 질병의 이미지를 통해 작품 전반에 고풍스러운 공포감을 자아낸다. 고딕 양식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미장센이 돋보인다. 토마스가 백작과 조우하는 대목에서 뚜렷한 명암 대비, 회화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의 나열을 통한 공포의 극대화가 인상적이다. 의사들이 엘렌이 고통받는 원인을 찾는 과정에는 추리극의 재미도 살짝 더해진다.

다만 백작이 강성해져 도시를 지배하는 지점부터 영화의 힘이 다소 빠진다. 영화에는 다양한 죽음과 혼돈이 묘사되지만, 공포영화에 익숙한 현대의 관객에게는 백작이 몰고 올 수 있는 근원적 공포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세상의 종말, 악의 지배 같은 추상적 단어가 심장을 옥죄는 공포로까지 이어지진 않는다.

악몽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올록 백작에 끌리는 엘렌은 릴리 로즈 뎁, 백작을 마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토마스는 니콜라스 홀트가 연기했다. 연출은 ‘더 위치’(2015), ‘라이트하우스’(2019) 등의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맡았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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