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지 떠오른 아프리카·베트남 등
對中 의존도 커져… 새 리스크 우려도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에 따른 무역 전쟁에 대비해 식량자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농산물 수입국인 중국은 기존의 서방 공급업체에서 벗어나 식량 공급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세계 각지를 노크하고 있다. 통신은 기존 공급업체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노력이 세계 농산물 무역을 뒤흔들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입김이 강화될 수출국들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은 2000년부터 중국에 랍스터를 수출해 왔는데, 중국이 호주산 랍스터 수입을 금지한 2020년 베트남의 랍스터 수출이 정점을 찍었다. 최근 중국은 호주산 랍스터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했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중국에 랍스터를 공급하는 최대 국가다. 베트남에서 랍스터 약 1만5000마리를 양식하는 쩐 반 텀은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적으로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랍스터뿐 아니라 다양한 베트남 농산물에 대한 시장 개방, 통관을 위한 지정 통로 건설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 세관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지난해 베트남과 중국 간 무역액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2050억달러(약 300조원)에 달했다.
중국에 주로 광물과 금속을 공급하는 아프리카도 중국 식량자원 다변화 추진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산 아보카도, 탄자니아산 꿀, 마다가스카르산 양고기까지 개방을 확대했다. 케냐 엠부 지역의 마카다미아 상인 데이비드 기통가는 통신에 “우리는 마카다미아를 ‘초록색 금’이라고 부른다”며 “중국 사업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 같은 중국의 식량자원 공급처 다양화에 대해 중국 입장에서는 대체 공급원 확보로 더 안전할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수출업체들에 새로운 위험을 야기한다고 짚었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과 국경 전쟁을 치른 이후 관계를 회복했지만 남중국해를 둘러싼 마찰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베트남 랍스터 업계도 최근 중국이 대부분의 무역 제한 조치를 철회한 호주와의 화해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랍스터 양식업자 텀은 중국이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면 “우리는 무너질 것”이라며 “이미 다량의 랍스터를 전달했는데도 (중국 측 수입자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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