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 지지율 상승 언급하며
“여러분이 국민의힘 지켜달라”
윤상현 “무력충돌 불상사 염려
‘내가 빨리 공수처 가겠다’ 말해”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기 직전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면담하며 “정권 재창출을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 상승을 언급한 뒤 “여러분이 국민의힘을 잘 지켜달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의원 약 20명과 면담한 윤 대통령은 의연한 모습으로 의원들을 향한 여러 조언과 인사를 남겼다고 한다. 면담에 참여한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의원들 앞에서) 애써 밝아 보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면담 말미에는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추운 날씨에 나 때문에 고생이 너무 많다. 미안하다”며 “당과 국민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면담 후 공수처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자식 같은 젊은 공무원들이 혹시나 영장 집행 과정에서 무력 충돌하는 불상사가 일어날까 노심초사하셨다. 그래서 ‘내가 빨리 (공수처에) 나가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윤 대통령이 체포 영장 집행에 응한 이유를 추가로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관저)에 있으나, 저기(공수처)에 있으나 마음대로 못 돌아다니는 건 매한가지인데, 들어가는 게 낫겠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감사원장까지 탄핵하는 걸 보고 내가 임기 2년 반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었다”며 계엄령 선포 당시의 생각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전날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한다. 많이 피곤해하셨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서도 “얼굴이 형편없더라”라고 전했다. 김 여사는 면담 초반 잠시 동석했는데, 일부 의원에게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새벽부터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해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항의했다. 일부 의원들은 공수처 검사와 윤 대통령 측이 영장 집행 관련 조율에 나선 동안 관저 내부로 들어가 윤 대통령 부부를 면담했다. 윤상현·권영진·이상휘·박충권 의원이 먼저 들어가 한 시간 넘게 머물렀고,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나머지 의원들이 추가로 들어가 약 20명이 윤 대통령과 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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