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金차장 등 체포 않고 소환키로
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과정은 12일 전 1차 체포 시도와 달리 빠르고 순조롭게 이뤄졌다. 1차 시도 때 5시간 넘게 뚫리지 않았던 관저 내 저지선은 3시간 만에 열렸다. 윤 대통령 체포를 강경하게 저지했던 대통령경호처 수뇌부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의 체포영장으로 먼저 압박하고, 현장 요원들에게는 협조하면 선처하겠다는 방침을 고지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투 트랙 심리전이 먹혔다는 평가다.
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체포 집행 과정에서 그동안 윤 대통령의 체포를 강하게 저지해 온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제시하며 경호처를 압박했다. 이와 함께 경호처 요원들을 상대로는 “영장 집행에 협조하면 선처하겠다”는 방침을 확성기로 고지하며 내부 동요를 이끌어냈다.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요원은 즉각 호송해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경호처 내 온건파로 분류됐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경호처 내 강경파와 온건파 간 분열 분위기를 감지하고 이 같은 양면 전략을 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경호처 요원들은 1차 집행 때와 다르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요원들에게 결사항전을 지시했지만 이를 따르는 직원들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아예 연차를 쓰고 경호 업무에 참여하지 않았다. 경호처 내 한 관계자는 “각 부서장이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판단해서 행동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각각 17일과 18일에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현장에서 체포할 계획이었으나 윤 대통령 측의 요청이 있었고 대통령 경호를 마친 뒤 이들이 변호인과 함께 자진 출석할 것을 약속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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