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었으나 쉽게 잠들지 못하고 한동안 뒤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구금되어 첫날밤을 보낸 가운데, 경호 문제를 둘러싼 대통령경호처와 구치소 측의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대통령경호처는 구치소 외부 경호만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체포 당시 착용했던 양복 차림을 그대로 유지하며 생활복으로 갈아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잠자리에 들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한 채 한동안 뒤척이며 불편한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 내부의 담장(주벽) 정문을 기준으로 외부 경호는 경호처가, 내부 경호는 구치소 소속 교도관들이 담당하고 있다. 전날 윤 대통령과 함께 구치소에 도착한 경호관들 역시 주벽 내부로 진입하지 않고 외부 사무청사 내에서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은 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해 구치소 전체를 경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교도관의 수용자 관리 권한과 구치소의 특성상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안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경호구역 지정 시 경호처의 대통령경호법상 권한과 교도관의 형집행법상 계호권(재소자 관리 및 감독 권한)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경호처가 내부 검문 및 검색 업무를 맡게 되면 기존의 보안 및 계호 시스템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구치소는 국가보안시설로 분류되어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상 별도의 추가 경호가 필요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구치소와 경호처는 경호 문제를 계속 협의 중이며, 현행대로 외부 경호만 경호처가 담당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체포 후 약 10시간 40분간의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송되었다. 현재 그는 구치소 내 피의자 대기 공간인 구인 피의자 거실에 머물고 있다.
구인 피의자 거실은 수용동과 분리되어 보안 및 사무실 인근에 위치하며, 총 2곳이 모두 비어 있어 특별한 준비 없이 윤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공간은 약 6~7평 크기로, 영장심사나 조사를 기다리는 피의자 여러 명이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비교적 넓은 편이다. 내부에는 이불, 밥상, TV, 화장실(변기와 샤워기 포함)이 갖춰져 있으며,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CCTV도 설치돼 있다.
윤 대통령은 생활복을 착용하지 않고 체포 당시의 양복 차림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잠자리에 들었으나 쉽게 잠들지 못하고 한동안 뒤척였다고 알려졌다.
앞으로 윤 대통령은 조사 등에 출석할 때 교도관이 운전하는 호송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호처 차량은 호송차의 앞뒤를 따라 경호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구치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교정시설로, 구내 면적은 약 축구장 20개에 해당한다. 하루 평균 약 1000명의 민원인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교정 1번지로 불린다.
공수처는 16일 오후 2시 윤 대통령을 상대로 2차 피의자 조사를 위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불응 의사를 밝혔다. 변호인은 "윤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전날 충분히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며 거부 방침을 명확히 했다.
체포 첫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공수처 검사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후 체포영장이 전속관할권을 위반해 무효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조사 불응 방침이 계속될 경우 추가 조사를 생략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원의 적부심사 결정 후 구속영장 청구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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