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실 경호처 차장이 17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 차장은 “정당한 업무 수행이었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3분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출석하면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나’라는 질문에 “정당한 경호 임무 수행을 했다”면서도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 법률에 따라 경호 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2차 영장집행을 대비해 경호처가 무기 사용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호원들이 근무 중 평시에 늘 휴대하는 장비”라며 “영장 집행과정에서 제지를 위해 별도 무기를 추가 소지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직원들을 동원해 윤 대통령을 위한 생일 헌정곡을 바친 것에 대해서는 “여러분은 친구들이 생일 축하송을 안 해주나”라며 “업무적인 걸 떠나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호처도 참호 기관이고 (대통령을) 근접에서 모시는 기관”이라며 “책상 옆 동료가 생일이어도 그렇게 해주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세금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세금 들어간 적 없다”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들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체포를 앞둔 윤 대통령이 “이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바닥에서 오로지 자유대한민국을 위해서 지지하시는 분들을 생각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내가 더 기운차려서 꿋꿋이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호처를 특정 대통령 사병집단이라고 하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전직 대통령 4분을 모시고 있고 현직 대통령을 경호하고 있다”며 “저희는 주어진 경호 대상자의 안전을 위해 경호업무를 수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1~2차 영장집행을 저지한 경호처 내 강경파로 꼽힌다. 경찰은 경호처 내 다른 강경파 수뇌부인 이광우 경호본부장과 김신 가족부장을 각각 18일, 20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앞서 체포영장이 발부돼 윤 대통령과 함께 현장에서 체포할 계획이었으나 윤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추후 자진출석을 약속받았었다.
경찰은 김 차장 출석 직후인 오전 10시23분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