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두 가격 상승, 커피값 인상 압박
“커피값 인상, 소비자·업계 모두에 부담”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이 가격을 인상한다.
이는 지난해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에 이어 폴 바셋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폴 바셋은 오는 23일부터 메뉴 28종의 가격을 평균 3.4% 올린다. 회사 측은 지난 16일 공식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최근 원두 가격 상승, 급격한 환율 변화, 원부자재 가격 지속 인상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카페 라떼는 기존 5,700원에서 5,900원으로, 룽고는 4900원에서 5300원으로, 아이스크림은 4000원에서 4300원으로 각각 200~400원 인상된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다만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티(Tea) 종류 등 일부 주요 메뉴의 가격은 동결돼 소비자 부담을 일부 완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8월 톨(355mL) 사이즈의 가격을 동결했지만, 그란데(473mL)와 벤티(591mL) 사이즈는 각각 300원, 600원씩 인상했다. 이어 11월에는 일부 아이스 논커피 음료의 톨 사이즈 가격을 200원 올렸다.
커피빈 역시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카페 모카와 더블 초콜릿 등 초콜릿 음료 메뉴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이는 주요 원료인 카카오 가격 급등의 여파였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은 원두를 장기 계약으로 대량 구매해 일정 시점까지 가격 변동을 반영하지 않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나, 원두 및 원부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며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최근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사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커피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주요국과 스타벅스 라테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커피값은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의 급등세는 앞으로도 국내 커피값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기후 악화로 공급 우려가 커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가뭄, 태풍 등 비우호적인 기상 조건이 지속되며 커피 원두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커피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커피값이 오를수록 소비자들의 부담은 물론, 경쟁이 치열한 커피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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