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팀 활동 재개·신인 데뷔… “내실 다져야”
K팝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그룹의 활동 중단과 전 세계 경기 불황 탓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가요계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수출액은 2억9183만7000달러(4259억원)로 2023년 2억9023만1000달러(4236억원)보다 0.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음반 수출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분기점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9년 7459만4000달러였던 수출액이 이듬해 1억3620만1000달러, 2021년 2억2085만달러, 2022년 2억3138만9000달러로 늘었다. 지난해 수출액이 정체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음반 판매량도 감소세다. 지난해 1∼12월 써클차트 기준 실물 음반 판매량(1∼400위 합계)은 약 9890만장으로, 전년 대비 2130만장 줄었다. 다만 K팝 인기의 영향보다는 ‘초동(첫 주 판매량) 경쟁’, ‘음반 밀어내기’(필요 이상의 물량을 출하하거나 중간 판매상에게 구매하게 하는 것) 등 K팝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되던 과도한 마케팅이 수그러든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팀 활동을 재개하면서 주춤했던 K팝 시장의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BTS는 이미 전역한 진·제이홉 외에 RM, 뷔, 지민, 정국, 슈가 다섯 멤버가 6월 중 병역의무를 마친다. 블랙핑크는 올해 초 신곡 작업에 들어가 여름철부터 세계 순회공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SM, JYP 등 대형 기획사는 올해 잇따라 신인 그룹도 선보인다. JYP는 20일 신인 보이그룹 킥플립을, SM은 다음 달 8인조 걸그룹 하츠투하츠와 한영 합작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를 각각 내놓는다. 하이브도 연내 라틴아메리카(중남미 지역 중심)에서 현지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은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등 현재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4세대 아이돌의 후배 그룹들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일각에서는 가요계가 음반 판매량 등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지속 가능성을 포함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팝 팬들이 결성한 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응원봉으로 만든 트로피를 전달하는 행사를 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66개국 팬 1만40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기후 위기를 심화한 기획사’와 ‘업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기획사’ 2개 부문 모두에서 하이브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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