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데뷔… 빌보드차트 석권
영화 ‘탑건: 매버릭’ OST로 인기
BTS 지민·블핑 리사 등과 작업
라이언 테더 ‘고음 보컬’ 압도적
히트곡·신곡 다양한 장르 보여줘
강렬한 록사운드·현악기와 ‘매칭’
관객들과 눈 맞추며 객석과 하나
“韓, 엔터테인먼트 중심… 사랑해요”
“한국에 오랜만에 왔는데 이번에는 더 흥미롭고 재미있을 겁니다. 한국 노래방 스타일로 노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팝 록 밴드 원리퍼블릭(OneRepublic)의 보컬 라이언 테더가 탬버린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관객들의 함성이 점점 커졌다. 후렴구에서는 매력적인 고음을 쏟아내는 동시에 격정적으로 몸을 흔들며 무대를 뛰어다녔다.
원리퍼블릭 내한공연이 열린 지난 1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후끈 달아올랐다. 관객 8000여명은 110분가량의 공연 시간 내내 열정적으로 손을 흔들며 떼창으로 원리퍼블릭에 화답했다.
첫 곡 ‘왓 유 원티드(What You Wanted)’를 마친 테더는 한국어로 “오, 감사합니다”라며 “기분이 어떠시나요”라고 물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 블랙핑크 리사와 곡 작업을 함께했던 그는 “이 도시와 사람, 문화, 음식을 정말 사랑한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2007년 데뷔한 원리퍼블릭은 2013년 히트곡 ‘카운팅 스타스(Counting Stars)’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최고 2위를 차지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빌보드에서는 총 68주간 차트에 머물렀다. 이 곡으로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팝 퍼포먼스 듀오·그룹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22년에는 영화 ‘탑건: 매버릭’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실린 ‘아이 에인트 워리드(I Ain’t Worried)’로 큰 인기를 끌었다. 화려한 기타 연주와 폭발적인 드럼 비트 등 록 밴드 요소에 서정적인 첼로와 바이올린, 건반 선율 등까지 더해진 음악이다.
이들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내한했다. 이번 공연은 밴드 대표곡에 신보 수록곡을 추가해 지난 방한 당시보다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보여줬다. ‘싱크 오어 스윔(Sink or Swim)’에서는 테더가 객석에 걸터앉아 관객과 소통하며 축제 같은 장면을 만들었다. 그가 ‘러브 런스 아웃(Love Runs Out)’을 키보드 연주와 함께 들려준 순간 무대에서 노란색 꽃가루가 터지자 객석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어폴로자이즈(Apologize)’를 부를 때는 미리 객석을 나눠 고·중·저음 파트를 맡겨 중창으로 관객과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테더는 “공연에서 여러 번 해봤는데 여러분이 최고의 관객”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타 프로듀서로 알려진 테더는 자신이 함께 작업한 다른 가수의 노래들로 메들리를 선보였다. 그는 피아노를 치며 비욘세의 ‘헤일로(Halo)’, 밴드 마룬파이브의 ‘맵스(Maps)’, 테이트 맥레이의 ‘그리디(Greedy)’ 등을 차례로 불렀다.
한국과 K팝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테더는 “K팝은 미국에서 시작한 것을 더 크고 멋있게 키웠다고 생각한다”며 “이 도시가 전 세계의 엔터테인먼트 중심이 되는 과정을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그는 블랙핑크 리사의 ‘록스타(ROCKSTAR)’, BTS 지민의 ‘비 마인(Be Mine)’, 트와이스의 ‘크라이 포 미(CRY FOR ME)’,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백 포 모어(Back for More)’, 앤팀(&TEAM) ‘드롭킥(Dropkick)’ 등 다양한 K팝 아티스트와 곡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
테더는 한 관객에게 밴드의 로고가 박힌 태극기를 선물받자 이를 몸에 두른 뒤 “돌아가면 스튜디오에 걸어두겠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막바지에는 무대를 관객석 한가운데로 옮겨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공연을 이어갔다. 원리퍼블릭이 ‘아이 에인트 워리드’, ‘카운팅 스타스’ 등 히트곡을 연달아 선보이자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흔들며 밴드와 하나가 됐다. 테더 역시 객석 곁으로 내려와 자신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추억을 남겼다. 무대를 내려가기 직전까지도 감사의 인사를 멈추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무대였어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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