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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 속편도 흥행 참패 …높아진 관객 눈높이 못 맞췄다

입력 : 2025-01-19 20:34:12 수정 : 2025-01-19 20: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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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사…’ 한달간 82만명 관람
‘조커…’ 등 전편 인기에 못 미쳐
명성에만 기댄 성공 안 통해

할리우드 대작 ‘속편’들이 국내 극장가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관객 눈높이가 높아져 이제는 과거 ‘명성’에만 기댄 작품의 흥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영화계에 따르면 디즈니 실사 영화 ‘라이온킹’의 2편 ‘무파사: 라이온킹’은 개봉 한 달째인 지난 17일까지 누적 관객 수 약 82만명을 기록했다. 평일 하루 관객 수는 2000명 수준. 100만명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곧 극장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극장에 걸린 1편이 474만여명을 동원해 그해 개봉한 외국 영화 중 흥행 7위에 올랐던 것과 대조적이다.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할리우드 속편의 약세는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왔다. ‘인사이드 아웃 2’(879만명)와 ‘모아나 2’(350만명)를 제외하면 300만명을 넘긴 작품이 없다. ‘조커: 폴리 아 되’는 61만명(전편 관객 수 528만명),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87만명(504만명),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90만명(205만명),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160만명(395만명), ‘쿵푸팬더 4’는 177만명(398만명) 등으로 속편 대부분 관객 수가 전편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24년 만에 나온 ‘글래디에이터’ 2편은 100만명에도 못 미치는 90만명에 그쳤다.

그 요인과 관련해 영화를 고르는 국내 관객의 기준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 거론된다. 극장과의 심리적 거리감이 멀어진 데다 티켓값마저 오른 상황에서 더 이상 전작의 ‘이름값’만 보고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요즘 관객은 신작이 나오면 초반부 관객의 반응을 살폈다가 어느 정도 재미가 있다고 판단되면 관람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프랜차이즈 외화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예전엔 1편을 재밌게 본 관객이 2편을 볼 확률이 70∼80 정도였다면 지금은 절반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 관객 수 자체가 대폭 줄어 감염병 대유행(팬데믹) 전에 개봉한 전편과 이후 나온 속편의 성적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극장가 전체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3년 평균치의 55.7에 불과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흥행작의 부재로 아이맥스(IMAX) 등 특별관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함에 따라 매출액 역시 코로나19 이전의 65.3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영화 산업 쇠퇴가 굳어진 데다 한 번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낮추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도 할리우드 속편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한국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범죄도시’ 시리즈 정도를 제외하면 흥행이 지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외화는 한국 영화보다 대중성이 약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올해 개봉하는 ‘주토피아 2’, ‘아바타: 불과 재’,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같은 ‘슈퍼 IP’(지식재산권) 영화의 힘은 여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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