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구속에도 별도 발언 안 해
20일 은행聯 간담회 참석 ‘민생 행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메시지를 최대한 자제하며 윤 대통령을 둘러싼 정쟁과 거리를 유지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이 탄핵과 체포, 구속되는 과정에서 당 운영 및 정국 대응 방향을 정권 교체를 위한 당 전열 정비로 전환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당 내부 단속에도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구속 이튿날인 1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에 참석했지만 서부지법 난동사태에 대한 입장 외에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에 방문해 “돈보다 생명이 중시되는 사회를 민주당이 최선을 다해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히고, 정치적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비공개회의에서는 윤 대통령 체포 등과 관련해 당내에 과격한 발언 등을 삼가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현안 등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최근 이 대표 본인과 민주당을 향한 여론 악화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14~16일, 유권자 1001명 대상) 국민의힘은 39%, 민주당은 36%로 집계됐다. 1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정당 지지도 조사(13∼15일, 성인 1005명 대상)에서도 민주당 지지도는 33%로 국민의힘(35%)에 뒤처졌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 등의 과정에서도 중도층을 끌어안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정치적 발언보다는 경제와 민생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 대표는 20일 은행연합회에서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정무위원회 현장 간담회’에 참여한다.
여당에서는 이 대표의 은행연합회 방문을 두고 ‘대권 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간담회에 6대 은행장 등이 참석하는 것을 두고 “의회 독재를 일삼는 민주당을 장악한 이 대표의 호출 자체가 매우 위압적인 행위”라며 “이 대표는 민주당을 사유화한 것도 모자라, 민간 금융시장까지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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