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프랑크푸르트 유대인 공동체 찾아 추모
“우리의 책임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같은 2차대전 전범국 일본과 달리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철저한 것으로 평가된다.
19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독일 경제·금융 중심지 프랑크푸르트를 찾아 이 도시의 유대인 공동체과 함께했다. 오는 27일 제80주년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Holocaust Remembrance Day)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독일은 2차대전 말기인 1945년 1월27일 소련(현 러시아) 군대가 아우슈비츠(현재는 폴란드 소재) 강제수용소를 해방시킨 것을 기념해 1996년부터 매년 1월27일을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로 기리고 있다.
숄츠 총리는 “아우슈비츠 해방 후 8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가 따르는 원칙은 불의를 관용하지 말고, 방관하지도 않으며, 분명하게 ‘노’(No)라고 해야 한다는 것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인들이 저지른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계속해서 모든 세대에게 전달돼야 한다”며 “우리의 책임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틀러가 이끌던 나치 독일은 1930년대부터 이미 유대인들을 조직적으로 탄압했다. 2차대전 발발 이후 독일 국내는 물론 독일이 점령한 나라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조차 박해의 대상이 됐다. 전쟁에서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며 나치는 유대인들을 강제수용소에 가두고 가혹한 노역을 시켰다. 이들 대다수는 질병이나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거나 가스실로 보내져 살해 당했다. 홀로코스트로 사망한 유대인은 대략 600만명에 이르며 그중 100만명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희생된 것으로 전해진다.
숄츠 총리는 최근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나치와 비슷한 사상을 지닌 극우 성향 정당들이 발호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당장 오는 2월23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독일만 하더라도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인기 상승에 힘입어 원내 1당으로 부상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중 하나인 X(옛 트위터)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노골적으로 AfD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숄츠 총리는 요즘 들어 되살아나는 반(反)유대주의에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인터넷과 SNS는 종종 극단주의적 입장, 선동, 증오의 온상이 된다”며 “이러한 온라인 공간에서의 증오가 실생활에서 유대인을 자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이른바 ‘팩트체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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