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의료기관에서 1년에 1만5000여명분의 혈액이 낭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일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23년 30건 이상의 입원이 발생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1719곳을 대상으로 의료기관별 일반혈액검사 횟수를 산출해 비교했다.
일반혈액검사는 채혈을 통해 혈액에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혈색소 수를 측정해 혈액의 상태를 파악하는 검사다.
분석 결과, 뽑지 않아도 되는 혈액검사 횟수는 총 211만회로 나타났다. 최소 6334리터의 혈액이 낭비된 셈인데, 이는 1만5834명의 헌혈량 수준이다.
일반혈액검사 횟수는 상급종합병원일수록 많아졌고 같은 종별 내 의료기관 간 편차는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종별이 병원인 경우에는 일반혈액검사 횟수가 병원 평균보다 많은 일부 의료기관이 있었다.
보정을 통해 의료기관마다 입원 30일당 일반혈액검사 횟수가 평균을 초과한 빈도를 산출한 결과 일반혈액검사 횟수가 평균 대비 1.5배 이상 높은 요양기관은 120개소(6.0%), 2배 높은 요양기관은 17개소(1%)로 나타났다.
1.5배 이상 높은 요양기관을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 1개소, 종합병원 8개소, 병원 111개소였다. 2배 이상 높은 요양기관은 모두 병원급이었다.
입원 시 일반혈액검사 횟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A병원은 유사한 진료형태의 의료기관과 비교해 11.66배(보정 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보정 전엔 평균 대비 1.50배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번 분석을 통해 일부 의료기관에서 과도한 검사를 시행하는 사례를 확인했다"며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은 입원 시 일반혈액검사를 많이 시행하는 기관과 적게 시행하는 기관의 격차가 크고, 평균 대비 2배 이상 시행하는 의료기관도 있어 시급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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