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소식에 혼자서 무안공항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한 초등학생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16일 이재준 수원시장은 SNS에 “‘작은 거인’이 수원시청을 찾아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시장은 “비통했던 항공 참사 속에서도 진주처럼 숭고하고 은은하게 빛났던 순간이 있다”며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의 땀과 나눔, 정성의 현장들이었는데 유독 눈에 띄는 봉사자가 한 명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수원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4시간 30분을 달려갔다는데 초등학생이다. 그 먼 길을 혼자 찾아갔다기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며 “사연의 주인공인 파장초등학교 5학년 전시윤 군이 수원시청을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전 군이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불러 주셔서 영광이다. 일반적인 봉사가 아니라 슬픔을 나누고 온 봉사”라고 말했다며 “목소리는 아직 앳된데 생각의 깊이는 어른 뺨친다. 그의 말에 봉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 군은 이달 4일 홀로 무안공항을 찾아 쓰레기를 줍고, 분리배출 안내문을 만드는 등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에도 꾸준히 자원봉사를 했던 전 군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어르신주간보호, 무료급식 등 37회에 걸쳐 봉사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에 따르면 전 군은 이번 참사 소식을 접하고 부모에게 “무안공항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의지를 표했으나, 당시 함께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전 군의 엄마는 “혼자서는 안 된다”고 말렸다.
하지만 뜻이 확고했던 전 군은 마침내 허락을 받아냈고,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무안국제공항을 찾았다. 전 군의 부모는 수원버스터미널까지 아들을 배웅했고 전 군은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뒤 환승해 무안공항에 도착했다.
정오 전에 도착한 전 군은 오후 5시 30분까지 봉사활동을 한 뒤 버스를 타고 수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 군은 “이번 참사로 많은 분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보고, 유가족들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며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현장에 가니까 훨씬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혼자 시내버스를 잘 타고 다녀서 무안까지 가는 건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힘든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최연소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전 군에게 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이 시장은 전 군에 대해 “수원의 미래가 밝다”며 “지금 모습 그대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존재로 자라 주길 기도한다. 시윤이 부모님! 아들 참 잘 키우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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