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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前엔 폭동, 이번엔 폭죽… “진짜 애국자들 모여 황홀” [美 트럼프 취임]

입력 : 2025-01-20 18:40:00 수정 : 2025-01-20 18: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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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시작 전날 ‘마가 집회’ 승리 만끽

의사당 난입 이후 워싱턴서 처음 개최
북극한파·악천후에도 지지자들 운집
연단 오른 트럼프 연신 “우리가 이겼다”

최측근 머스크 가장 먼저 무대로 호명
장남 주니어 “여러분 모두를 위해 승리”
며느리 라라 “美 황금기 여기서 시작돼”

“유에스에이(USA·미국)! 유에스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세장에 수천 번 울려퍼졌던 리 그린우드의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the USA) 노래에 맞춰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걸어내려오자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워싱턴의 캐피털원아레나가 함성으로 뒤집어졌다.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하루 앞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승리 집회가 열린 이곳은 취임식을 방불케 했다. 대선에선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한, 그의 지지자들로만 모인 ‘작은 취임식’이었다. 4년여 전인 2021년 1월6일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워싱턴의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폭도’라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이날 그의 지지자들은 ‘승리자’가 되어 워싱턴에 돌아온 것이다. 이번 집회는 그의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공격하기 직전 워싱턴의 ‘디엘립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선동 연설을 한 이후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집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연단에 오른 트럼프 당선인은 연신 “우리가 이겼다”고 외치고, “우리나라를 되찾는 전날 저녁에 수많은 친구와 지지자, 진정한 미국 애국자들과 다시 함께해 황홀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애창곡이자 유세곡이었던 ‘YMCA’의 원곡 가수 밴드 빌리지 피플이 무대에 올라 부르자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흔드는 특유의 춤을 추기도 했다. YMCA는 트럼프 당선인을 유세 기간에 비공식적으로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고, 이날 유세장 밖에서도 연신 이 곡이 울려퍼졌다. 이에 맞춰 춤을 추는 무리도 있었다.

이날 오후 3시에 시작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지자들은 오전 7시, 8시부터 줄을 섰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북극한파로 이날 워싱턴에는 영하권 추위에 눈, 비, 우박이 내리는 악천후가 계속됐지만 두꺼운 옷과 커피 등에 의지한 채 지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몇 시간을 줄을 섰다. 줄은 행사장 서쪽에서 북쪽, 다시 동쪽으로 꺾은 뒤 몇 개 블록을 휘감으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입장하지 못한 많은 이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자리를 지켰다.

종일 추위와 싸우며 트럼프 당선인을 보기 위해 야외에 서 있는 이들 중 상당수가 주변 지역보다는 취임식 행사 참석을 위해 미 전역에서 ‘취임식 투어’를 온 이들이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아들 딸, 남편과 함께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는 세실리아는 “역사의 현장에 함께하기 위해 지난 목요일(16일)에 워싱턴에 도착했다”며 “우리는 늘 트럼프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근거지’인 플로리다에서 온 밴은 17일부터 21일까지 워싱턴에 머무르며 취임식의 주요 거점에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직접 참석하고 싶었다고 했다.

두 손 번쩍 든 ‘일등공신’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마가’ 승리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연설하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단상에 올라 두 손을 번쩍 들고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집회 무대에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먼저 불러들인 사람은 이번 대선을 통해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 정부효율부(DOGE) 운영 구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소개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 국무위원 지명자, 다른 측근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소개돼 위상을 실감케 했다. 머스크의 4살짜리 아들 엑스 머스크가 빨간 옷을 입고 무대 위에 올라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들도 이후 무대에 올랐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누구도 여러분 모두를 위해 내 아버지보다 열심히 싸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분 모두를 위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요일 아침(취임식 아침)을 이렇게 기대한 적이 있었나”라고 감격해했다. 며느리 라라 트럼프는 “미국의 황금기는 내일 새벽 여기 워싱턴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이날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워싱턴 근교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했다. 이날 오전엔 대통령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조찬을 함께했다.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 취임 축하 사절로 미국을 찾은 한정(韓正) 중국 국가부주석을 만나 합성 마약류인 펜타닐, 무역 균형, 지역안정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정권인수팀이 밝혔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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