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 연인 살해 사건, 피해 유족 “무기징역 선고돼야” 호소

뉴시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가 배달 음식을 받으려 집 현관문을 연 순간 침입해 살인을 저지른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돼야 한다고 피해자 유족이 주장했다.

21일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 심리로 열린 A씨 세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의 동생 B씨는 "A씨 범행으로 온 가족의 일상이 무너졌고 어머니와 함께 피해자 심리 상담센터, 정신과를 다니며 약을 먹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B씨는 "지난해 2월 만난 언니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은데 흉기를 들고 쫓아와 죽일 것 같아서 말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며 "A씨는 사귀는 동안 언니를 스토킹하고 모든 일상을 통제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지난해 6월엔 언니를 폭행해 상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반성은커녕 처벌불원서를 써달라고 괴롭혔고 급기야 살인까지 한 극악무도한 자"라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고 B씨는 감형을 위한 거짓 반성을 하고 있다"고 흐느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A씨가 어떤 선처도 없이 죗값을 받는 것"이라며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 사건은 이별을 통보받은 30대 남성이 재결합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이른바 '교제 범죄'로 드러났다.

A씨는 9월 3일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가 배달 음식을 받으려고 집 현관문을 연 사이 침입해 다시 교제하자고 다투던 과정에서 흉기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다시 교제하자고 요구하며 다투던 과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범행 며칠 전 피해자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재결합을 요구하고자 사건 당일 피해자의 집을 찾았다.

피해자는 다시 만나자는 A씨의 제의를 거절했다.

A씨는 이후 피해자와 다투다가 자기 집에서 챙겨간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A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범행의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였다.

A씨는 사건 당시 피해자가 주문한 음식을 받기 위해 문을 연 사이 집 안에 침입했다.

A씨는 피해자 집 문이 열리기 전까지 장시간 복도와 옥상 등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피해자는 1년가량 교제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A씨를 3번 신고하기도 했다.

신고 내용은 대화하는 중 A씨의 목소리가 커서 무섭다거나, 길가에 A씨가 있는 것 같아 두렵다는 것 등이었다.

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