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간에 부임… 1주 휴식기 반가워
전술·수비 등 선수들과 소통 가장 중요
기회가 왔을때 놓치지 않는 플레이로
주전 부상 악재 딛고, 꼭 봄농구 할게요”
“이렇게 긴 시간 팀 전술훈련을 해본 건 처음이죠.”
김태술(41) 고양 소노 감독은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올스타 휴식기가 누구보다 반갑다. 그는 이번 시즌 개막 후인 지난해 11월 김승기 전 감독의 사퇴로 갑작스럽게 사령탑에 올랐다. 그러다 보니 김 전 감독이 빚어 놓은 팀에 자기 색깔을 입힐 시간이 부족했던 터다.
20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중간에 팀을 맡다 보니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하루 훈련하고 다음 날 경기 뛰는 일정을 반복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 감독은 “주어진 일주일 동안 부족했던 수비훈련에 집중하는 한편 공격에서 역할이 겹치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동선도 다시 짜고 있다”며 “이제 두 달 정도 팀을 지휘하다 보니 선수들도 내 스타일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게 보인다”고 소개했다.
1984년생인 김 감독은 리그에서 가장 어린 사령탑이다. 여기에 프로팀에서 코치 경험조차 없었기 때문에 우려도 컸다. 하지만 김 감독은 소통을 무기로 빠르게 팀을 융화해 나갔다. 김 감독은 “감독 제의가 왔을 때 몰래카메라 같은 이벤트인 줄 알았다”며 “구단에서 젊은 감독이니까 밝은 모습을 기대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리그 최연소 감독이라는 타이틀보다 감독이라는 자리 자체가 무겁다는 걸 느낀다”며 “나이 상관없이 경기장 안에서는 무조건 더 많은 승수를 쌓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수평적인 관계라고 선수들과 형, 동생처럼 지내는 걸 뜻하는 게 아니다”라며 “예전에 주입식으로 훈련했다면 이젠 전술에 대해 토의하고 패턴 플레이를 할 때 서로 대화하면서 맞춰가자는 것”이라고 자신의 소통관을 설명했다.
해설가 출신 젊은 사령탑을 새롭게 선임했지만 김 감독의 소노가 고양 팬들에게 첫 승을 안겨주기까지 9경기가 필요했다. 김 감독은 “패턴 수비나 전술, 이런 것들을 다시 맞춰나가는 게 힘들었고, 부상선수도 많았다”며 “게임을 치를 때마다 경기력이 좋아져서 곧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던 게 힘들었다”라고 소개했다.
연패에 고전한 김 감독은 소노를 맡아 20경기를 치러 5승15패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소노는 10승20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봄 농구 마지노선인 6위 원주 DB와 승차는 4경기. 이번 시즌 남은 경기가 24경기인 만큼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김 감독 생각이다. 김 감독은 “아무리 팀 멤버가 좋다고 해도 스포츠엔 항상 변수가 있고 경기는 어디로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다”며 “남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 분명 기회는 한 번 올 것이고, 소노는 그 기회가 올 때까지 덤비지 않고 꾸준하게 우리 플레이를 가져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부상이다. 에이스 이정현이 발목을 다쳐 빨라야 2월 말 복귀가 가능하다. 주장 정희재와 슈퍼루키 이근준도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김 감독은 “소노에는 25명의 선수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가 분명 나타난다”고 희망했다. 현역 시절 어린 나이에도 화려한 플레이로 ‘매직 키드’로 불렸던 김 감독은 ‘매직 브레인’이라는 별명을 꿈꾼다. 그는 “성적이 증명돼야 좋은 호칭도 붙을 것”이라며 “열심히 공부하고 또 배워서 ‘매직 브레인’으로 불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었다.
소노는 23일 창원체육관에서 창원 LG와 후반기 첫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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