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아닌 한국 서울입니다…미세먼지 사흘째 ‘나쁨’

충북 청주에 위치한 기상청 지정 협력기관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22일 공개한 한반도 주변 위성 영상. 사진=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제공

절기상 대한(大寒)인 지난 20일 추위 대신 밀려온 미세먼지가 사흘째인 22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국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지난 15일 12㎍/㎥에서 17일 27㎍/㎥로 오른 뒤 19일까지 20㎍/㎥대를 유지하다가 20일 47㎍/㎥로 치솟았다.

22일은 오전 11시까지 일평균 농도가 65㎍/㎥에 달했다. 이날 13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8㎍/㎥다.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 대기가 확산하지 못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 축적이 높은 미세먼지 농도의 주원인이었고, 20일부터는 서풍에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농도를 치솟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한사온'은 겨울철 대륙고기압이 이동성고기압으로 변질해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면서 우리나라로 부는 북풍이 서풍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겨울철 서풍에는 미세먼지가 실렸을 때가 많다는 점에서 삼한사온을 '삼한사미'(사흘간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짙은 현상)로 바꿔 부른 것도 나름의 과학적 근거는 있는 셈이다.

실제 최근에도 미세먼지 농도와 기온이 같은 추세로 움직였다.

국내 대기질은 중국 대기질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현재 중국의 대기질은 매우 나쁜 상황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세계에서 대기질이 나쁜 도시 10개 중 6위인 중국 청두는 현재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PM10) 농도가 각각 124㎍/㎥와 146.5㎍/㎥에 달한다.

국립환경과학원 강원권 대기환경연구소가 춘천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2021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춘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을 때 춘천으로 분 바람 92%가 중국 동북지역과 허베이·산둥지역에서 불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중국 대기질 개선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과 기후변화다.

정부는 최근 제2차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최근 중국이 탈석탄 에너지전환 정책을 완화하고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 미세먼지 유입 여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온난화로 대기가 더 안정해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한편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 입자로, 흡입하면 폐포 끝까지 들어가 혈관으로 유입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은 다음과 같다.

△호흡기 질환: 미세먼지가 폐에 쌓이면 기침, 가래,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폐렴, 폐암, 폐성장 장애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계 질환: 미세먼지가 혈관에 손상을 주면 허혈성심질환, 심근경색, 심부전 등의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뇌졸중, 뇌경색: 미세먼지가 뇌로 유입되면 뇌졸중, 뇌경색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 미세먼지가 면역 세포를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등의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임신성 고혈압, 출생체중 감소 등: 미세먼지 노출은 임신성 고혈압, 출생체중 감소, 미숙아 출생 등의 태아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