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의 3000명 수준서 급감
전공의 배출 등 줄줄이 차질
‘복귀자 블랙리스트’ 수사 의뢰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12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신규 배출된 의사 수가 예년의 9%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의사 배출이 크게 줄면서 전공의·전문의 배출도 줄줄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의대에서는 수업에 복귀한 학생을 겨냥한 ‘블랙리스트’가 재등장해 논란이 일자 교육부가 이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22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제89회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자 382명 중 269명이 최종 합격했다. 의사 국시는 의대 본과 4학년과 외국 의대 졸업자 등 대상으로 치러진다.
예년 합격자가 의대 정원보다 조금 많은 3000명대였던 걸 고려하면 합격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87회와 88회 합격자 수는 각각 3181명과 3045명이었다. 이들과 비교하면 올해 합격 인원은 8.5%, 8.8% 수준에 그친다. 올해 합격자가 크게 준 건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로 대다수 의대생이 휴학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번엔 합격 인원뿐 아니라 합격률 또한 70.4%로, 95% 안팎을 기록했던 예년 대비 크게 낮아졌다. 시험 접수를 하고도 실기와 필기에 끝까지 응시하지 않은 인원이 생긴 영향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각 수련병원은 국시 최종 합격자와 지난해 인턴 사직자 등을 대상으로 다음달 3∼4일 상반기 인턴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지원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개강한 서울대 의대 본과 3·4학년 수업에 들어온 학생의 실명과 학년이 기입된 ‘서울의대 복귀자 명단’이 의사·의대생 익명 커뮤니티에 게재됐고 ‘매국노’, ‘가만두지 않겠다’ 등 비난이 쇄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이와 관련해 “서울대, 인제대에서 수업 복귀 의사를 밝히거나 실제 수업에 참여한 학생 신상이 유포되는 피해 사례가 접수돼 엄정하게 수사해줄 것을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학장단도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의 실명이나 명단을 외부에 공개하는 건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 이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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