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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차별 땐 2배 과세”… 이번엔 ‘세금전쟁’

입력 : 2025-01-22 19:12:19 수정 : 2025-01-22 21: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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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글로벌 최저한세’ 탈퇴 선언

韓·英 등 OECD 예외없이 적용
美 빅테크 기업 보호 장막 분석
“中 은 마약 팔고, EU는 아주 나빠”
대중관세 2월 1일부터 10% 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국적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기업에 차별적 세금을 매기는 국가의 기업이나 시민에 대해 보복조치로 미국 내 세율을 두 배로 높일 가능성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전쟁을 넘어 세금 전쟁까지 불을 지피는 것으로 풀이된다.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 미국의 동맹국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일에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각서에서 “OECD 글로벌 조세 합의가 미국에서 강제력이나 효력이 없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미국의 주권과 경제적 경쟁력을 되찾는다”는 선언이 담겼다.

‘AI 삼총사’ 앞에서… 5000억弗 투자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5000억달러(약 718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AI 기술 개발 주도권을 놓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OECD 글로벌 최저한세는 전 세계 매출이 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이 본사 소재 국가에서 15% 미만의 세금을 내는 경우 다른 나라에서 소득산입보완규칙(UTPR)을 적용해 15%에 미달한 세율만큼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국적기업 등에 공정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140개국 이상이 서명했다. 하지만 법제화 작업을 마친 국가는 한국, 유럽연합(EU) 등 10여개국에 불과하다. 이 합의에 따라 다른 국가들은 미국 빅테크(거대기술) 기업 등에 추가 세금을 부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장관에게 무역대표부(USTR)와 협의해 “미국과 조약을 준수하지 않는 외국 또는 역외적이거나, 미국 기업에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치는 세금 조약을 시행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외국 국가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또 불균형하게 과세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 검토를 지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글로벌 세금 규정에 폭넓게 도전할 의향이 있음을 EU 회원국과 영국, 한국, 일본, 캐나다를 포함한 OECD 협정 서명국들에 예고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각서에서는 “재무장관은 상무장관, USTR과 협의해 미국연방법 제26권 제891조에 따라 외국이 미국 시민이나 기업에 차별적 또는 역외적 세금을 부과하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미국 내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는 조항인 제891조는 특정 외국 법률에 따라 미국 국민 또는 법인이 차별적이거나 초국적 세금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고 판단한 경우 대통령이 이를 선언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관련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마약)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관세 부과 시점과 관련해선 “아마도 2월 1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EU와의 무역적자 문제를 재차 언급하며 “중국은 미국을 악용하지만,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EU는 아주, 아주 나쁘다”고 말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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