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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묵은 방공호 '완산벙커’ 문화관광시설로 재탄생

입력 : 2025-01-22 21:18:58 수정 : 2025-01-22 21: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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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전쟁 등 위기 상황에 대비해 주민 대피를 목적으로 조성된 전북 전주의 방공호가 반세기 만에 문화관광 시설로 거듭났다.

 

전주시는 22일 완산구 완산동에 위치한 ‘완산벙커’를 문화관광 시설로 개조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다음 달 5일부터 시민과 관광객에게 전면 개방한다고 밝혔다.

 

우범기(오른쪽) 전북 전주시장이 다음 정식 개관을 앞둔 완산동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를 찾아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1973년 조성된 완산벙커는 전시 상황에서 군·경찰·지자체 지휘부가 작전을 지휘할 수 있도록 완산칠봉 산 내부를 파서 만든 토굴형 방공호다. 중앙 복도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방이 개미굴처럼 연결된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전국적으로도 희소성을 가진 시설이다.

 

2005년 전북도청이 효자동 서부신시가지로 이전한 뒤 용도를 잃고 고구마 저장고 등으로 사용되며 사실상 방치됐던 이 시설은, 전주시가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주목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 됐다.

 

시는 2023년부터 시설 기반을 정비하고 미디어아트와 같은 콘텐츠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했으며, 운영 조례를 제정해 체계적인 준비를 이어왔다. 새롭게 단장한 완산벙커는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10개의 미디어아트 콘텐츠룸을 포함한 총 15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우범기(왼쪽) 전북 전주시장이 다음 달 정식 개관을 앞둔 완산동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를 찾아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대표 콘텐츠인 ‘차원의 문’은 발광다이오드(LED) 모듈과 거울을 활용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화려한 빛의 연출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시각적 몰입을 유도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개관에 앞서 이달 20일부터 전주문화재단과 완산동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4일 정식 개관식을 하고 이후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유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5000원이며, 전주시민과 20인 이상 단체 관람객에게는 2000원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가 시민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문화적 즐길 거리를 제공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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