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병원 방문 몰랐다”는 공수처… 법무부와 진실 공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법무부 교정당국이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의 병원 방문 사실을 사전 고지했는지 여부를 두고 22일 진실 공방을 벌였다. 윤 대통령이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직후 병원을 방문했다가 뒤늦게 복귀하면서 강제구인에 나섰던 공수처가 허탕을 쳤는데,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 일정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무부는 윤 대통령 병원 방문 사실을 사전에 고지했음에도 공수처가 구인에 나섰다고 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다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공수처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는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을 강제구인하기 위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냈지만, 윤 대통령이 외부 병원 진료를 이유로 오후 9시까지 구치소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허탕을 쳤다. 이에 대해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병원행을) 미리 인지한 것은 아니어서 숨바꼭질 비슷하게 됐다”며 “병원까지 찾아가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구치소에서 구인을 위해 기다렸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도 같은 날 “공수처 측에 (윤 대통령이 병원에 갔다는 사실에 대한) 통보나 공지, 연락은 없었다”고 했다. 공수처 수사팀은 윤 대통령이 병원에 들른다는 사실을 몰랐고, 이에 강제구인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날 오후 “공수처가 전날 수사협조 요청을 보냈음에도 서울구치소가 대통령의 외부 의료시설 진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서울구치소에서는 공수처의 수사 협조 요청 공문을 접수한 후 공수처 수사관에게 대통령의 외부 진료 일정이 있다는 점과 복귀시점은 알 수 없다는 점을 알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수처는 그 사실을 통지받아 인지한 이후 서울구치소를 방문하여 대기했다가 철수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공수처는 재차 입장을 냈다. 공수처는 “오후 4시23분 서울구치소에 ‘오후 6시 피의자 조사를 위해 방문한다’는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고, 구치소 측이 오후 5시11분 공수처 수사관에게 전화해 ‘피의자가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간다’는 취지로만 알렸다”며 “피의자 병원 진료와 관련해 구치소장의 허가가 있었다는 사실은 통화에서 전달받지 않았고, 병원 진료 예정 사실도 통화 이전에 전달받은 바 없다”고 다시 반박했다. 교정당국이 “20일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을 허가했다”는 사실은 전달하지 않아 윤 대통령이 실제 병원에 방문할지는 알 수 없었고 이에 강제구인을 위해 서울구치소로 향했다는 취지다. 공수처는 전날 오후 5시30분쯤 공수처 청사에서 서울구치소로 출발했다. 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는 사전에 교정당국의 허가를 받고 병원에 방문할 수 있다.

유경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