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한파? 강남3구는 다른 세상…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 여전

8월 대비 강남3구 실거래 평균가격 증감률 10.8%p 상승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시된 매물 정보.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정부의 대출규제를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음에도 강남3구의 부동산 실거래가는 되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데이터(계약일 기준 집계)를 재가공해 2024년 서울 주요 자치구 거래량 및 평균 실거래 가격 추이를 분석했다.

우선 2024년 1분기를 기점으로 서울 주요 자치구별 거래 건수는 3분기까지 전반적으로 회복추세를 보였다. 

특히 강남, 송파, 서초구(강남3구)의 거래 약진이 돋보였다. 강남3구 평균 거래 건수의 경우 1분기 대비 105.6%p로 증가했고, 서초구의 경우 128.3%p 증가 수치를 보이며 평소 거래건수가 가장 많은 노원구 증가 수치(113.1%p)를 상회했다.

향후 서울을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PF 강화 여파로 공급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감에 강남3구 중에서도 한강변, 신축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서초구에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3분기를 기점으로 거래 건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4분기 기준 전기 대비 각각 -47.7%p, -50.6%p를 기록하며 노·도·강(-46.4%p)보다 높은 거래감소율을 보였다. 

2023년부터 15억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재개에 따라 고가주택 밀집지는 대출을 이용한 똘똘한 한 채 매입 실수요자가 증가했다. 

하지만 9월 들어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4분기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이 겹치며 매입 문턱이 높아지자 해당 지역에 대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고물가 장기화 우려, 정치 변수 등 불확실한 외생 변수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주요 자치구의 3.3㎡(1평)당 실거래 매매가 추세를 살펴보면 노·도·강의 경우 9월을 기점으로 평균 실거래 가격이 2,197만원을 기록하며 보합 또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8월 거래 정점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 냉각기 속에서도 강남3구의 매매가격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12월 기준 8월 대비 강남3구 실거래 평균가격 증감률이 10.8%p 상승하며 마·용·성(1.8%p), 노·도·강(-3%p)을 크게 상회했다. 

강남권의 경우 탄탄한 대기 수요로 인해 호가가 비교적 높고, 재건축 규제완화 등 가격상승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여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아파트 분양가 상승추세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량한 입지로 사업성이 담보되는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 매수에 나선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남혁우 부동산 연구원은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됨에따라 ‘똘똘한 한채’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여전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라며 “전반적으로 주요 자치구 거래량은 감소한 반면 12월 기준 강남3구 평균가격이 8월 대비 두자릿수 상승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해 볼만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세가격 상승 전망 등 시장에 가격 및 거래 상방 요인들도 있으나, 경기악화, 고환율, 고물가 장기화와 같은 외생변수로 수요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라며 “아직 금리수준이 높고 올해 스트레스 DSR 3단계(7월) 역시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택시장의 숨고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