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코끼리 신체 자유 돌려줘라” 요구에…美 법원 “사람 아냐” 기각

동물권 단체 “코끼리 인지능력 인간과 유사…동물원에 갇혀 있을 경우 큰 고통 받아”
대법원 “인신보호청원에 따른 신체자유 요구 인간에게만 적용…코끼리 지능과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를 보호구역으로 보내달라는 요구가 미국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22(현지시간)일 로이터 통신,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코끼리 다섯 마리를 풀어 달라는 청구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미국 동물권 보호단체 ‘비인간 권리 프로젝트(NhRM, Nonhuman Rights Project)’는 콜로라도스 프링스의 샤이엔 마운틴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 다섯 마리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인신보호청원’ 원칙에 따라 법원에 청구했다.

인신보호청원(habeas corpus)은 인신구속된 개인이 법원에 신체적 자유를 요구할 수 있다는 법률상의 권리를 말한다.

동물원에 갇혀 있을 경우 코끼리가 트라우마와 뇌 손상, 만성 스트레스의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 ‘코끼리 석방 요청’ 이유다. 단체는 코끼리들이 동물원이 아닌 적절한 보호구역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NhRM은 심리에서 생물학자 7명을 증인으로 요청해 코끼리가 고도로 사회적이며 광범위한 이동 범위를 가지는 것은 물론 공감, 자의식 등 인간과 유사한 인지능력을 가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콜로라도주 최고 법원인 대법원(Supreme Court)은 재판관 6명 만장일치로 이들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동물이 얼마나 인지, 심리, 사회 차원에서 복잡한가와 무관하게 인신보호의 원칙은 인간에게만 적용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번 판결이 특정 동물종의 인지능력 등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며 코끼리가 법률적으로 인신보호청원을 낼 자격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봤다.

사건을 담당한 마리아 버켄코터 판사는 이번 사건이 “(코끼리라는) 이 장엄한 동물들 전반이나 이 특정한 다섯 코끼리에 관한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따라 코끼리 잼보, 킴바, 룰루, 러키, 미시 다섯마리는 샤이엔 마운틴 동물원을 떠날 수 없게 됐다. NhRM은 앞서 뉴욕에서도 비슷한 소송을 냈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