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가 찾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 조남대·홍덕희/ 북랩/ 1만9000원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사진가인 두 저자가 2년간 발품을 팔아 전국의 대표 50개 성당이 간직한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책에 따르면, 강원도 양양성당은 평생을 청빈과 봉사 정신으로 사목활동을 하다 순교한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의 얼이 서려 있는 곳이다. 티모테오 신부는 과거 공산 치하에서 신자들의 월남을 돕다 한국전쟁 발발 후 원산으로 끌려갔다. 그는 방공호에서 인민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면서도 피 흘리는 주변 사람들이 물을 달라고 하자 “제가 가겠습니다. 기다리세요. 제가 물을 드리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순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당 입구에 티모테오 신부의 순교각과 유물전시실이 있고, 성당 앞에도 예수나 성모 마리아가 아닌 티모테오 신부상이 세워진 이유다.
경기도 용인 수지 광교산 자락 아래에 자리 잡은 신봉동성당은 성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 제대 뒤에 가로 9m, 세로 6m의 대형 유리화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성당이 아니라 화려하고 멋진 전시실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 작품은 최고의 화가라고 칭송받는 도미니코 수도회의 김인중 신부 작품이다. 제대 좌우의 12개 창에도 노랑 초록 파랑 주황 등 색색이 내뿜는 유리화가 조화를 이룬다며 ‘강력추천’한다.
책은 단순히 성당의 외형적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역사와 이야기까지도 함께 전달하는 순례의 기록이다. 특히 신자들의 기도와 정성으로 이루어진 성당이 ‘공동체의 집’으로 역사 속에서 어떻게 신앙의 중심이 됐고 지금까지 그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성당이 지닌 영적 의미와 성당이 단순한 종교적 건축물을 넘어 찾는 이들에게 평안과 쉼을 선사하는 특별한 공간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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