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가 간신히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건설 경기 악화에 수출 사정도 좋지 않아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다가, 2분기에는 -0.2%로 추락했다.
3분기(0.1%) 반등 폭도 미미하더니 4분기도 0.1% 성장에 머물렀다. 특히 4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한은의 전망치(0.5%)보다 0.4%포인트 낮다.
한은은 비상계엄 등에 따른 소비와 건설 경기 위축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지속되면서 2023년 전후로 건설 수주와 착공이 위축된 영향이다.
특히 인건비와 고환율로 원자재값까지 급등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63빌딩을 시공한 신동아건설에 이어 76년 전통의 경남 향토기업 대저건설까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도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경제의 핵심 축인 수출 사정도 좋지 않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관세 부과 등 통상환경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B)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0.3%p 하락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5%를 밑돌 경우 사상 처음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은 3개 분기 연속 0.5%를 밑돌게 된다.
1960년 이후 국내 경제가 3개 분기 이상 0%대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04년 카드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총 8차례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0.5% 미만의 성장률을 3개 분기 연속으로 기록한 적은 없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