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국민 보기 부적절하다면 사죄”
과천 공수처 앞 응원 화환 쏟아지기도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난 17일 술을 마시며 회식을 한 데 대해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일대에는 공수처를 응원하는 화환이 등장하기도 했다.
오 처장은 23일 오후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이 “임명권자를 상대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날에 수사팀을 격려한다고 회식한다는 게 적절한가”라는 질의에 “국민들이 보기에 좀 부적절한 면이 있으면 제가 사죄하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저녁 식사 위주로 했다”며 “와인을 마시지도 못하는 우리 직원들한테 와인 한 잔씩을 따라 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서로 얘기한 것은 이틀 전(1월15일)에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차정현 부장검사가 버스 밑으로 들어가는, 굉장히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을 얘기했고 저는 그런 노고에 치하를 하는 그런 자리였다”며 “그 자리에서 우리 직원들을 격려하고 차장이 밑에 사람들 격려하는 모습을 봤다. 모임에 대해서 후회하는 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 처장을 비롯한 공수처 간부들이 공수처 청사와 10분 정도 떨어진 고깃집에서 회식했다며 이튿날 진행된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부적절한 자리가 아니냐는 취지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공개된 식당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5명의 검사가 한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담겼다. 차 부장검사가 허공에 손짓을 해가며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 등도 포착됐다. 메뉴는 한우 불고기였으며 40만원가량 식사비는 오 처장의 ‘특정업무경비’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수처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17일 오후 6시20분쯤 공수처 지휘부와 수사팀 일부 인원이 공수처 인근 식당에서 한 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맥주 두 병과 탄산음료 등을 주문했고 직접 가져간 와인과 맥주는 오 처장, 이재승 차장만 마셨을 뿐 수사팀원이 음주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해당 논란에 공수처를 향한 응원의 화환이 쏟아지기도 했다. 화환 보내기를 주도한 곳은 2030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뉴가 돼지갈비로 알려지자 화환에는 ‘공수처 기죽지 마. 잘 먹고 다녀, 잘 자고’ ‘계엄하고 장어 56㎏ 먹는 X도 있는데 우리 공수처 다음엔 소 먹자!’ ‘다음엔 소 먹어, 돼지 말고. 공수처 대박 화이팅!’이라는 문구 등이 담겼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공수처가 보고 있는 윤 대통령의 1차 구속기한은 오는 28일이다. 현재 공수처는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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