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겨울철 아침 출근길에 찬바람을 맞으며 실외를 걷다가 갑자기 손톱 밑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단순히 차가운 날씨로 인해 생긴 일시적인 통증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고 특정 부위를 누르면 예리한 아픔이 느껴졌다. 병원을 방문한 김 씨는 의사로부터 '사구체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이를 방치할 경우 손가락 뼈의 변형과 심각한 경우 함몰 위험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겨울철 찬바람이 불어오는 날씨에 실외를 걸었을 뿐인데 손톱 밑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꼈다면 '사구체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구체종은 눈에 띄는 외부 증상이 거의 없고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방치되기 쉽다.
이를 방치하면 손가락의 뼈가 변형되거나 심한 경우 함몰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구체종은 피부 아래에서 체온 조절을 돕는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에서 발생하는 비대 혹은 양성 종양이다. 이 질환은 주로 여성의 손톱 또는 발톱 아래에 발생하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구체종의 가장 큰 특징은 차가운 온도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점이다. 겨울철 찬바람을 맞거나 찬물에 손을 넣었을 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손톱 부위를 누르거나 자극을 가하면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한다.
눈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 종양이 생긴 손·발톱이 갈라지거나 변색되는 경우도 있다.
그룹 익스 출신 가수 이상미는 사구체종으로 인해 고통받아온 경험을 털어놨다. 이상미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5년 동안 미뤄온 사구체종양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왼손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잘못 부딪히면 손이 잘려 나가는 것처럼 아팠다”며 종양으로 인한 통증을 오랜 기간 방치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이렇게 오래된 환자는 처음 본다며, 종양이 너무 자랐다고 했다. 다행히 뼈 이식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사구체종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수부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이 늦어질 경우 손가락뼈가 변형되거나 심하면 뼈가 함몰될 수도 있다.
사구체종은 크기가 5~10mm로 매우 작아 초음파 검사로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이 필요하다.
사구체종이 발견되면 종양의 위치를 파악해 제거하는 수술이 이루어진다. 주로 종양이 손·발톱 밑과 뼈 사이에 위치하므로, 손·발톱을 들어올려 종양을 절제한 후 손·발톱 바닥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수술 시간은 약 30분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사구체종은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큰 합병증 없이 완치할 수 있다"며 "겨울철 찬바람에 손·발톱 부위에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이를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구체종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지만, 추운 날씨에 손톱 밑 통증이나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이를 방치하지 않고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뼈 변형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