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아닌 ‘요원’입니다”…줄 잇는 김용현 발언 조롱

김용현, ‘의원 아닌 요원’ 주장
야권·온라인 상 패러디 봇물

12·3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이를 조롱하고 나섰다. 온라인상에서도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는 등 김 전 장관을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짜 명함 바꿔야 하나”라며 한 장의 포스터를 올렸다. 포스터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서 있는 박 의원의 모습과 함께 ‘은평갑 국회‘요원’ 박주민’이 적혀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저는 국회‘의원’ 아닌 ‘요원’입니다”라며 국회‘요장’ 직인이 찍힌 국회‘요원’증을 합성해 만든 게시물을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재정 의원이 24일 각각 자신의 SNS에 올린 ‘국회요원’ 패러디물. 의원 SNS 갈무리

문재인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국회요원 박지원입니다. 박지원 국정원 요원입니다”라면서 “박지원이야 국정원 출신이니 국정원 요원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라며 비꼬았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 측이 전날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요원들 체포하러 특수부대 차출 계몽군 280여명을 헬기 태워 완전 무장시키고 본회의장 유리창 깨고 들여 보낼까요“라며 “손바닥에 왕자로 이미 입증된 ‘왕 법꾸라지’ 윤석열과 김용현의 말 맞추기는 지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저질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사진 왼쪽),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염태영 의원은 “앞으로 저는 국회‘의원’이 아닌, 국회‘요원’으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

“당장 이번 설 명절 거리 현수막부터 이렇게 만들어야 할까요?”라며 국회‘요원’이 표기된 명절 인사 현수막을 SNS에 게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 SNS 갈무리

한준호 최고위원은 “종국에는 ‘계엄’이 아니라 ‘게임’을 말한 것이라고 우기지나 않을지 모르겠다”며 “혹시 윤석열이 말했다는 요원의 이름이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한정애 의원은 “이제 국회의원 아닌 국회요원으로 불러요”라고 적었으며, 김윤 의원도 “내가 국회요원인 줄 정말 몰랐어요”라며 김 전 장관 조롱에 가세했다.

온라인상에서도 관련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권총을 들고 사격하는 사진이나 ‘요원’이 적힌 국회의원 금배지 사진,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표지판이 ‘국회요원당’으로 바뀐 사진 등이 누리꾼들 사이에 퍼졌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전날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 측 신문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게 아니라 요원들을 빼라고 한 것이라고 답변했느냐’는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구윤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