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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대 오르는 뉴욕 상속녀 사기꾼 안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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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5 08:18:13 수정 : 2025-01-25 08: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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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상류사회에서 자신을 막대한 부를 물려받을 상속인으로 소개해서 호텔, 은행, 친구들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사기 치다 들통난 애나 소로킨. 눈 밝은 뉴요커를 속일 수 있던 건 비싼 옷과 세련된 스타일, 자연스러운 태도에서 만들어진 금수저 이미지와 소셜 피라미드에서 만들어진 인맥이 가져다주는 신뢰성 효과가 컸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지닌 자신감과 특유의 개성이 십분 발휘된 결과였다.

 

미워하기 힘든 매력 때문에 넷플릭스가 9부작 드라마 ‘애나 만들기’로도 만들었던 애나 소로킨 이야기가 연극 ‘애나엑스’로 국내 초연된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2021년 초연된 이 작품에서 2013년 뉴욕으로 이민 온 우크라이나계 미술학도 안나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계 상속녀로 가장하고 여러 사기를 꾸며대다 급기야 사교계 명사가 된다. 클럽에서 만난 남자친구는 데이트앱 개발로 거부가 된 엘리트. 이 둘을 주인공삼아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누구나 쉽게 꾸며내고 심지어 조작할 수 있는 현대 사회 병리적 현상을 탐색한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모호한 경계 안에서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정체성은 무엇인지, 사회적인 인간관계가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진정한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개막을 앞둔 연극 ‘애나엑스’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습 장면들. ㈜글림아티스트, ㈜글림컴퍼니 제공

유망한 젊은 극작가 조셉 찰턴 원작을 드라마에 대한 통찰력과 말맛을 살린 번역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을 입증한 번역가 황석희가 옮겼으며 ‘데스트랩’, ‘올드위키드송’ 등 참신한 해외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꾸준히 소개해온 김지호 연출이 선보인다. 김지호 연출은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완벽하게 편집된 일상을 공유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고, 이를 본 사람들은 그러한 삶에 매료된다. 즉 애나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이상적인 진실에 중독된 현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유한 상속녀라는 가짜 배경으로 자신을 포장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애나’역에는 최연우, 한지은, 김도연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애나의 매력과 자신감에 매료되지만, 점차 진실을 알아가며 혼란을 겪는 ‘아리엘’역에는 이상엽, 이현우, 원태민이 함께한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28일부터 3월 16일까지.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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