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를 향한 비명(비이재명)계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등 민주당 안팎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비명계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이 대표의 독주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며 조기 대선 국면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 혼자 모든 걸 다 잘 할 수는 없다”면서 “이제 한 손은 탄핵을 마무리하고 다른 한 손은 국민의 삶을 회복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에 국정운영 경험과 능력을 가진 자산들이 많고 그들과의 연대와 포용, 통합이 필요하다면서 친명(친이재명)의 색깔만으로는 과반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신뢰받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야말로 탄핵의 완성이 될 것”이라며 “용광로 같은 민주당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1일에도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전날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 번째 LAB 창립기념 심포지엄’ 축사에서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은 것을 국민께 똑똑히 보여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도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개혁 세력이 여론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우리도 똑같은 일방주의, 저들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게 아닌가 그런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독주하는 어느 한 사람’이 누구를 가리킨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정치 전반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답했지만, 이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언급하며 “저들의 모습에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도 이 대표 일극 체제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민주당 지지율이 저조한 데 대해 “민주당에 대한 여러 가지 따끔한 경고가 오는 것 같다”며 “계속 강공 일변도로 간 데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라고 해석했다. 김 전 부총리는 ‘조기대선 시 정권교체가 쉽지 않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에게 ‘너희 정신 차리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경고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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